옛 시계는 저 혼자 가지 않았으니 시계 꿈도 그렇게 읽는다
시계 꿈은 대개 마음 놓아도 되는 꿈이다. 바늘이 멈춰 있었어도 그렇다. 다만 한 가지만 헤아려 보면 좋다 — 간밤의 그 시계가 저 혼자 가고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 곁에서 손을 대고 있었는지.
시계 꿈은 대개 마음 놓아도 되는 꿈이다. 바늘이 멈춰 있었어도 그렇다. 다만 한 가지만 헤아려 보면 좋다 — 간밤의 그 시계가 저 혼자 가고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 곁에서 손을 대고 있었는지.
여름 끝이 보이면 밭에서 들어오는 것이 달라진다. 지금은 기계가 받아 간 일이지만, 얼마 전까지 마당 한쪽의 절구가 그 자리였다.
잉어 꿈을 꾸고 아침에 찾아보셨다면, 옛 기록 한 자락을 먼저 놓는 편이 빠르다. 『삼강행실도』에 실려 오늘까지 전국에서 이야기되는 잉어가 한 마리 있다.
박쥐 꿈을 꾸고 마음이 먼저 철렁 내려앉았다면 거기엔 이유가 있다. 이 짐승을 무섭게 그린 장면은 대체로 바다 건너에서 들어왔다. 우리가 눈에 익힌 그림이 그 계보에 기대고 있다.
간밤에 고추를 봤다면, 눈뜨자마자 떠오른 물음은 하나였을 것이다. 이거 태몽인가, 아들이라는 뜻인가. 고추 꿈은 순한 쪽으로 읽어도 되는 꿈자리다.
원숭이 꿈을 꾸고 찾아 들어오셨다면 한 줄로 먼저 답한다. 이 꿈은 흉몽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1690년에 나온 『역어유해』에는 이 연장이 부지기(負持機)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다. 짐을 지는 틀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지게 꿈을 꾸고 깨어 무거운 쪽부터 떠올렸다면 그럴 만하다.
간밤 꿈에 도장이 나왔다면 하나만 되짚어 보자. 그 도장이 손에 들려 있기만 했는가, 어딘가에 눌러 찍혔는가. 깨고 나면 대개 물건 쪽이 먼저 남는다.
이름 부르는 꿈은 깨고 난 뒤에도 소리가 한동안 귀에 걸려 있다. 얼굴은 안 보이고 부르던 소리만 남으니, 그 소리를 누가 냈는지를 두고 새벽 내내 마음이 머문다.
그물 꿈은 대체로 순한 쪽에 놓고 읽는 꿈자리다. 그런데 이 해몽은 그물에 무엇이 걸렸느냐부터 묻지 않는다. 옛 기록이 이 물건을 두고 가장 길게 적어 둔 대목이 잡힌 양이 아니라, 그 그물을 당기던 사람의…
가위 꿈을 꾸고 깬 아침은 개운하지 않기 쉽다. 내 손에 들려 있었는지 누가 쥐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었는지는 흐릿한데 그 물건만은 또렷하고, 깨고 나면 자르는 장면부터 떠오른다.
감은 가을 열매다. 팔월 끝자락이면 시장 좌판에 낯익은 빛깔이 올라온다. 낮에 눈에 담아 둔 물건은 밤 꿈에 한 번 더 나오기 마련이라, 이 철에 감 꿈을 꿨다는 말이 도는 것도 낯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