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꿈, 짐이 무거웠나 받쳐 세워 두었나 대표이미지

지게 꿈, 짐이 무거웠나 받쳐 세워 두었나

1690년에 나온 『역어유해』에는 이 연장이 부지기(負持機)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다. 짐을 지는 틀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지게 꿈을 꾸고 깨어 무거운 쪽부터 떠올렸다면 그럴 만하다. 한 줄로 답하면, 옛 풀이도 이 꿈을 흉조로 못 박지 않았고 대체로 할 일이 는다는 쪽으로 읽었다. 그런데 사전을 펴 보면 이 연장에서 표제를 따로 얻은 물건은 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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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꿈의 갈림은 짐 무게가 아니라 받침에서 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지게를 「짐을 얹어 사람이 지고 다니게 만든 기구」로 적어 두었다. 주로 소나무로 짜고 새고자리·가지·등태·밀삐처럼 부위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건장한 남자가 한 지게에 싣는 무게를 오십에서 칠십 킬로그램으로 적어 둔 대목도 있다.

그런데 이 연장에는 표제를 따로 얻은 짝이 하나 있다. 지게작대기다. 사전이 붙여 둔 뜻은 「지게를 세울 때 버티어 놓는 끝이 아귀진 나무」다. 지는 물건이 아니라 세워 두는 물건이라는 말이다. 내리막에서는 지팡이 노릇도 했다.

지게는 혼자 서지 못한다. 어깨를 빼면 그대로 넘어간다. 옛사람은 지는 법과 세우는 법을 함께 익혔고, 따로 이름을 얻은 쪽은 세우는 물건이었다. 이 꿈의 해몽도 거기서 시작한다. 간밤 그 지게가 받쳐져 있었는지 어떤지다.

간밤의 지게 꿈은 어느 칸에 가까웠나

짐 무게로 이 꿈을 재기 전에 하나를 먼저 놓는다. 지게는 세워 두지 않으면 기울고, 기울면 얹은 것부터 쏟는다. 그러니 이 해몽에서 두 번째로 볼 것은 간밤 그 지게가 무엇에 기대고 있었는가다.

받쳐 세워져 있었다면 — 짐이 남아 있어도 손을 뺄 자리는 이미 있다는 길몽 쪽이다.

받칠 것 없이 기울어 있었다면 — 일이 나빠진다는 뜻보다 맡길 데를 아직 못 정했다는 신호로 본다.

지고 있던 밤 — 짐이 무거워 끝내 일어서지 못한 밤은 맡은 것의 크기를 다시 잴 때다. 지고 걸어가고 있던 밤은 옛 풀이에서도 흉조로 세우지 않았다. 무겁지 않았던 밤은 걱정이 실제보다 앞선 꿈자리다.

세워 둔 밤 — 작대기에 받쳐져 혼자 서 있던 밤은 이 꿈에서 가장 순한 길몽 쪽이다. 받칠 것 없이 쓰러진 밤은 곁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아직 부탁을 안 한 꿈자리다. 내가 세우려다 만 밤은 마무리를 어디서 끊을지 못 정한 꿈자리다.

남의 지게였던 밤 — 남이 지고 가는 것을 보고만 있던 밤은 견주는 마음이 앞선 꿈자리다. 남의 지게를 대신 져 준 밤은 흉몽으로 볼 일이 아니다.

짐을 부린 밤 — 다 지고 가서 짐을 내려놓은 밤은 마무리가 닫힌 꿈자리다. 가다가 짐을 놓친 밤은 겁이 나지만, 지게가 남아 있으면 다시 얹을 수 있다.

지게 꿈 해몽 — 짐을 지고 오르내리던 산길
지고 오르던 길

오늘의 마음으로 옮겨 읽으면

이 꿈은 대개 할 일이 한 사람 몫으로 몰려 있을 때 찾아온다. 꿈자리는 감당할 것을 지게 모양으로 그려 내기도 한다. 무게 때문에 꾸기보다 혼자 지고 있어서 꾸는 밤이 더 많다. 다만 이건 마음이 그린 그림이지 앞일을 알려 주는 예지몽이 아니다.

사전은 이 연장에 실리는 무게를 숫자로 적어 두었다. 꿈의 무게를 그 숫자로 잴 수는 없다. 다만 이 연장이 처음부터 한도를 가진 물건이었다는 것까지는 그 기록으로 말할 수 있다. 다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던 것을 한 번에 질 만큼으로 끊어 두는 밤 — 이 꿈은 그렇게도 읽힌다.

지게 꿈에서 자주 갈리는 세 장면

무거운 짐을 진 지게 꿈

무거운 짐을 끝내 못 내려놓고 깬 밤은 마음이 눌린 꿈자리다. 그런데 옛 해몽이 붙인 말은 손해가 아니라 일이 는다는 쪽이었다. 짐이 있다는 것은 실을 것이 있다는 뜻이어서다. 무게보다 오르던 길이 어디까지였는지를 같이 떠올리면 길몽과 흉몽의 결이 갈린다.

빈 지게 꿈

빈 지게만 진 밤은 흉몽으로 읽히기 쉽다. 다만 빈 지게는 돌아오는 길의 모양이기도 하다. 실어다 주고 오는 길은 원래 빈손이다. 무엇을 못 얻었나보다 무엇을 이미 두고 왔나를 먼저 꼽는 쪽이 이 해몽에는 맞다.

지게가 부러지거나 쓰러지는 꿈

흉몽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장면이다. 그 결도 적어 두되, 이 연장이 나무로 짠 물건이었다는 것도 함께 둔다. 부러진 데가 보였다면 갈아 댈 때를 미리 짚어 준 꿈으로 받아 두는 쪽이 낫다.

그래도 정하기 어렵다면 물음을 둘로 줄인다. 짐이 있었나 없었나. 받칠 것이 곁에 있었나 없었나. 이 둘만 세워도 어느 칸인지는 잡힌다.

지게는 내려놓기 전에 먼저 세운다. 받칠 것부터 짚고, 그다음에 어깨를 뺀다. 차례가 반대면 짐이 먼저 쏟아진다. 간밤 꿈이 어디까지 갔든 오늘 기억할 것은 그 차례 하나다.

오늘 혼자 지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만 골라, 그 밑에 받칠 것 한 가지를 정해 두시면 좋겠다. 사람이든 시간이든 차례든 상관없다. 받쳐 놓고 나면 그 일에서 손이 한 번 빈다. 그 빈 손으로 무엇을 할지는 그때 정해도 늦지 않다.

자주 묻는 것들

지게 꿈을 꾸고 나면 실제로 몸이 고단해진다는 뜻인가요?

이 글이 가져온 항목이 적어 둔 것은 이 연장을 어떻게 짜고 얼마를 실었는가까지입니다. 해몽과 몸 상태를 이어 준 대목은 거기 없습니다. 몸이 걱정되면 해몽보다 어제 낮을 먼저 보십시오.

요즘은 지게를 볼 일이 없는데 왜 꿈에 나올까요?

지금 쓰지 않는 물건이라도 물음은 그대로 섭니다. 옛말과 그림으로 남은 모양이 꿈에 그대로 쓰이는 일이 흔합니다. 낯선 연장일수록 「무엇을 지고 있었나」라는 물음만 또렷해지기도 합니다.

같은 지게 꿈을 여러 밤 되풀이해 꾸면 뜻이 달라지나요?

되풀이 자체를 흉몽으로 세우는 풀이는 이 해몽에서 쓰지 않습니다. 되풀이되는 동안 장면이 조금씩 바뀌었다면 그 바뀐 대목이 볼 자리입니다. 짐이 늘었는지, 받칠 것이 생겼는지를 견주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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