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꿈, 기대야 해서 든 물건만은 아니었다
664년 신라의 기록에 지팡이 한 자루가 나온다. 김유신이 나라에서 받은 물건이고, 앉을 때 기대는 안석과 한 벌이었다. 지팡이 꿈 해몽부터 먼저 적자면 옛 풀이에서 이 꿈자리는 사나운 편이 아니다. 몸을 받쳐 주는 물건이라 곁에 거들 손이 생긴다는 길몽으로 잡아 온 풀이가 흔하다.
다만 길흉이 갈리는 데는 얼마나 힘겹게 짚었느냐가 아니다. 저 기록이 이 물건을 내주면서 걸어 둔 조건 쪽이다. 조건은 둘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기운이 아니라 아직 손에서 못 놓은 일 쪽을 가리킨다.
목차
지팡이 꿈이 유난히 마음에 걸리는 까닭
이 꿈자리가 찜찜하게 남는 것은 장면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물건 자체는 흉조와 거리가 멀다. 걸리는 쪽은 그 물건에 오래 붙어 다닌 말이다. 짚는다는 동작이 늙었다는 말, 혼자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한 묶음으로 굳어 있다.
그래서 이 꿈을 요즘 마음에 대 보면 대개 한 자리를 가리킨다. 혼자 감당하던 것을 남의 손에 조금 넘긴 자리, 또는 넘겨야 하는데 아직 못 넘긴 자리다. 신발 꿈이 어디로 가느냐를 물어 온다면 이쪽이 묻는 것은 무게다. 지금 무엇에 몸을 싣고 있는가.
여기까지는 겁을 키울 대목이 없다. 옛 풀이도 무게를 나눠 얹는 일을 흉조로 세우지는 않았고, 옛 제도에는 그 나이에 이른 사람에게 물건을 내주던 대목이 있다.

나라가 나이를 보고 내려 주던 지팡이가 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궤장(几杖)」이라는 항목이 있다.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한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여러 왕조에서 70세 이상의 연로한 대신들에게 내린 하사품. 궤(几)는 앉아서 기대는 안석이고 장(杖)이 지팡이다. 둘이 따로 가지 않고 한 벌로 묶여 나갔다.
물건의 생김새도 남아 있다. 실록을 정리한 사전은 지팡이 쪽을 구각장(鳩刻杖)이라 부르면서, 나무를 깎아 아홉 마디를 만들고 상단에는 비둘기를 조각하여 회색 칠을 하였다고 적었다. 짝이 되는 안석은 검은 가죽으로 쌌다. 급할 때 아무 막대나 쥐여 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규격이 정해져 있었다.
받는 사람도 정해져 있었다. 664년 김유신이 받은 것이 첫 기록이고, 고려에서는 강감찬과 최충이 받았다. 조선에서는 『경국대전』에 규정이 실렸고 『국조오례의』가 규격을 정했다. 대상은 벼슬이 1품에 이르고 나이가 일흔을 넘긴 사람이었으며, 예조가 골라 올렸다. 홍섬과 이원익, 이경석이 그 명단에 있다. 물건만 내주고 끝나지도 않았다. 하사에는 잔치가 따라붙었고 큰 영예로 쳤다.
여기서 두 사전이 갈린다. 한쪽은 이 물건을 연로한 대신에게 내린 하사품이라 적었고, 실록을 정리한 쪽은 물러날 나이가 된 사람을 계속 일하게 하려고 왕이 내려 준 것이라 적었다. 실제로 조건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나이가 찼는데도 나라 사정에 걸려 관직에서 물러나지 못한 사람에게 내린다는 대목이다. 예우로 읽은 쪽과 붙들어 두려던 것으로 읽은 쪽이 나란히 있다. 이 글은 판정을 내리지 않고 두 줄을 그대로 옮긴다.
그래도 방향 하나는 남는다. 어느 쪽으로 읽든 저 지팡이는 기운이 빠졌다고 쥐여 준 물건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왔다는 햇수와 아직 안 놓은 자리를 조건으로 받는 물건이었다.
옛 결 한 줄 — 짚는 물건은 몸을 받치는 물건이라, 도움과 후원이 붙는 길몽 쪽으로 읽어 왔다.
오늘 마음 한 줄 — 그런데 이 해몽이 실제로 건드리는 데는 기운보다 짐의 배분이다. 무엇에 몸을 싣고 있는지가 장면으로 나온다.
지팡이 꿈, 그 물건이 손에 어떻게 있었나
아래는 손을 기준으로 넷으로 갈라 두었다. 간밤 꿈자리가 어디에 가까웠는지 하나만 고르면 된다.
짚고 있던 쪽
짚고 걸어간 이 꿈은 하던 일이 받쳐지고 있다는 순한 길몽 쪽이다. / 한자리에 서서 짚고 있었다면 이 꿈은 결정을 미뤄 둔 자리라는 의미다. / 짚었는데 헛디딘 이 꿈은 기댄 데가 생각보다 얕다는 징조로 본다. / 짚지 않고 들고만 있었다면 이 꿈은 도움이 이미 와 있는데 아직 안 쓰고 있다는 의미다.
받은 쪽
누가 건네준 이 꿈은 옛 풀이에서 가장 길하게 친다. / 어른이나 돌아가신 분이 주는 이 꿈은 당부가 함께 온 자리라는 의미로 읽었다. / 길에서 주운 이 꿈은 뜻밖의 데서 거들 손이 붙는다는 길조다. / 새로 장만한 이 꿈은 채비를 스스로 갖췄다는 의미로 잡는다.
건넨 쪽
남에게 주는 이 꿈은 내 몫이 줄어드는 꿈자리로 세지 않고 셈에 들어간다는 쪽으로 봤다. / 짚은 사람을 부축한 이 꿈은 요즘 곁을 봐 주는 자리에 서 있다는 징조다.
손에서 떠난 쪽
부러진 이 꿈은 겁이 크게 남지만, 옛 풀이는 기대던 방식이 바뀔 때로 읽었다. / 잃어버린 이 꿈은 의지하던 데가 옮겨 간다는 의미로 놓는다. / 어딘가에 두고 온 이 꿈은 이제 안 짚어도 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길몽 쪽에 놓인다.
간밤 꿈자리가 어느 칸에도 안 걸릴 수 있다. 그럴 때는 손이 들어오는 쪽이었는지 나가는 쪽이었는지만 정해 두시면 이 해몽이 물어 온 것은 잡힌다.

지팡이 꿈에서 자주 찾는 네 갈래
지팡이를 짚고 걷는 꿈
이 갈래는 꿈자리가 단순한 편이다. 옛 풀이에서는 길이 이어진다는 쪽으로 봤다. 짚었다는 것을 못 걷는다는 뜻이 아니라 걸어가는 중이라는 뜻으로 놓은 것이다. 산길처럼 오르막이 함께 나왔다면 지금 구간이 힘든 것이고 방향이 틀어진 자리는 아니라고 읽는다.
지팡이를 받는 꿈
이 갈래가 위의 옛 제도와 가장 가깝다. 받는다는 동작에 인정이 얹혀 있어 길몽으로 친다. 준 사람이 기억난다면 그 사람 쪽에서 거들 일이 생긴다는 의미로 잡는다. 기억이 안 나도 무방하다. 이 갈래에서 무게가 실린 쪽은 준 사람보다 받았다는 사실이다.
지팡이가 부러지는 꿈
놀라서 해몽을 찾게 되는 꿈자리지만 흉몽 목록에 굳게 올려 둘 자리는 아니다. 옛 풀이도 부러진 물건을 곧장 흉조로 몰지는 않았고, 쓰던 방식이 바뀔 때 나온다는 풀이가 함께 전한다. 요즘 마음에 대 보면 오래 기대 온 사람이나 방법 하나가 바뀔 참이라는 징조로 본다. 짚어 둘 데는 부러진 자리보다 다음에 무엇을 쥘지 아직 안 정해 둔 쪽이다.
지팡이를 잃어버리는 꿈
허전하게 깨는 꿈자리다. 다만 이 갈래에서 옛 풀이가 흉으로 센 것은 대신할 것이 없을 때였다. 잃고 나서도 걸어가고 있었다면 길흉은 오히려 순한 쪽이다. 스스로 서는 구간으로 넘어갔다는 의미로 놓는다.
마무리로 하나만 권한다. 지난 한 해에 손댄 일 가운데 아직 안 끝난 것을 하나 골라,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 두는 것이다. 다 끝내지 않아도 된다. 위치만 찍어 두면 된다. 한 번 짚어 놓으면 남은 거리보다 지나온 거리가 먼저 세어진다.
추석이 다섯 주 앞이다. 그 무렵 지팡이를 짚은 어른 곁에 앉게 되거든 저 옛 제도를 한 번 떠올려 봐도 좋겠다. 나라가 내준 것은 지팡이 하나가 아니었다. 안석과 지팡이, 두 가지가 한 벌이었다. 기록에 남은 이 물건은 혼자 오지 않았다. 걸을 때 받칠 것 옆에는 앉아 쉴 것이 늘 같이 놓였다.
자주 묻는 것들
짚고 있던 사람이 돌아가신 분이었습니다
이 갈래는 지팡이보다 그분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옛 풀이에서는 안부를 전하러 온 자리로 봤고, 물건은 그 자리를 알아보게 해 주는 표지라는 의미입니다. 답이 더 두꺼운 쪽은 조상 꿈 갈래라 그쪽에 대 보시면 됩니다.
같은 장면이 며칠째 이어집니다
되풀이되는 밤은 꿈자리보다 요즘 마음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갈래라면 남에게 넘길지 말지 아직 안 정한 일이 하나 있는지부터 보시면 빠릅니다. 정해지고 나면 대개 잦아듭니다.
아직 젊은데 이런 꿈을 꾸는 게 이상한가요
이 물음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내 나이에」라는 조건입니다. 나이를 조건으로 건 것은 저 옛 제도 쪽이고 해몽은 그 조건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 한 마디만 지우고 다시 읽으시면 답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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