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꿈을 쏘임으로만 읽으면 절반이 빠진다
벌에 쏘이고 놀라 깬 아침에는 벌 꿈 해몽이 먼저 궁금해진다. 쏘인 자리가 얼얼하던 감각이 남아 있어 더 그렇다.
길흉을 먼저 놓고 가자. 전해오는 해몽에서 이 벌레는 흉몽 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부지런히 모으는 성질에 붙어 재물이나 소식 쪽 길몽으로 잡는 갈래가 흔하다.
그런데 의미가 갈리는 곳은 쏘였느냐에 걸려 있지 않다. 옛 기록을 펴 보면 이 벌레는 사람이 통을 짜서 들여 치던 것이었고, 그 한 줄이 이 꿈에 다른 눈금을 하나 준다. 어떤 눈금인지는 바로 아래에서 나온다.
목차
벌 꿈의 눈금은 옛 양봉 기록에서 나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곤충을 치는 일에 항목을 따로 세워 두었다. 벌꿀·밀랍·꽃가루 따위를 얻으려고 꿀벌을 치는 농업이라는 것이 그 정의다. 잡거나 피하는 대상이기 전에 기르는 일로 먼저 셈된 벌레라는 의미다.
같은 항목의 내력도 그 결을 따라간다. 643년 백제의 태자 풍(豊)이 꿀벌 네 통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을 전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에서는 절에서도 벌을 쳤고, 꿀이 모자라 1192년에는 궁중 밖의 유밀과를 금하기도 했다. 조선에서 꿀은 진상품이었고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은 벌꿀과 밀랍을 약으로 올려 두었다. 치는 법이 정리된 것은 숙종 때 홍만선의 『산림경제』다.

이 대목에서 하나는 나눠 두어야 한다. 위 항목이 다루는 것은 꿀벌이다. 우리말 「벌」은 개미과를 뺀 벌목 전체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라, 간밤 꿈자리에 나온 것이 말벌이었다면 위 기록과는 종이 다르다. 이 글은 종을 가려 드리지 못하고, 저 기록에서 눈금 하나만 빌려 온다.
빌려 오는 눈금은 이렇다. 통 넷을 배에 실었다는 것은 그 안에 든 꿀보다 꿀이 날 자리를 챙겼다는 의미다. 그러니 간밤 꿈자리에 댈 것도 쏘임의 세기보다 그 벌에 딸린 데가 있었느냐다.
그 벌이 어디에 딸려 있었나 — 열 칸에 대 보기
아래는 딸린 데를 축으로 네 갈래에 나눠 놓았다. 전해오는 해몽과 요즘 마음을 얹었다.
통이나 집과 함께 있던 쪽
① 벌통이 놓여 있는 것을 본 꿈 — 들어올 것이 이미 앉을 데를 얻었다는 길조로 읽는 편이다.
② 벌집에 벌이 드나들던 꿈 — 하던 일에 사람이 붙기 시작했다는 징조로 본다.
③ 벌집에서 꿀을 뜬 꿈 — 오래 들인 공이 몫으로 돌아온다는 길몽 쪽이다.
벌만 따로 있던 쪽
④ 벌 한 마리가 방으로 들어온 꿈 — 소식이 먼저 온다는 의미로 잡는 갈래가 있다.
⑤ 벌이 몸에 앉았다가 그냥 날아간 꿈 — 닿았다 물러난 장면이라 흉몽으로 셀 대목이 없다.
⑥ 벌이 꽃에 앉아 있던 꿈 — 때가 맞아 가는 중이라는 순한 꿈자리다. 꽃 꿈 결도 함께 걸린다.
나와 부딪친 쪽
⑦ 벌에 쏘인 꿈 — 아래 갈래에서 따로 본다.
⑧ 벌을 쫓거나 잡은 꿈 — 미뤄 둔 일을 끊겠다는 마음이 꿈자리를 얻은 밤으로 읽는다.
꿀과 집만 남은 쪽
⑨ 꿀만 나온 꿈 — 결과 쪽이 먼저 보인 밤이라 길몽에 든다.
⑩ 벌집이 비어 있던 꿈 — 아직 채우기 전이라는 의미다.
열 칸 어디에도 딱 맞는 것이 없어도 괜찮다. 그 벌에 통이나 집이 딸려 있었는지만 골라 두면 해몽의 방향은 잡힌다.
벌 꿈에서 자주 갈리는 세 장면
벌에 쏘이는 꿈
겁이 크게 남는 꿈자리인데 전해오는 풀이는 사납지 않다. 쏘인 데가 부어오르는 모양을 늘어난다는 의미로 새겨 재물 쪽 길몽에 놓는 갈래가 있다. 아팠던 크기를 그대로 흉몽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
벌집 꿈
여럿이 한 데 든 꿈자리라 식구·모임 쪽으로 새긴다. 집이 크고 성했으면 그 무리가 잘 돌아간다는 길조이고, 부서져 있었으면 손이 갈 데가 하나 생겼다는 정도다. 「벌집 쑤신 듯」이라는 옛말이 겁을 얹지만, 그 말은 소란한 모양을 가리킬 뿐이다.
벌떼 꿈
수가 많아 놀라기 쉽다. 떼로 모인 것을 모이는 힘으로 봐 재물과 인복 쪽에 두는 갈래도 전한다. 다만 떼가 달려들기만 하다 끝났다면, 요즘 감당할 것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마음이 비친 밤으로 읽는 편이 맞다. 벌레가 떼로 나오는 꿈자리 전반은 벌레 꿈 쪽에 더 넓게 적어 두었다.
이 해몽에서 살필 데를 하나만 꼽자면 딸린 데다. 벌만 있고 통도 집도 안 보이는 꿈자리가 며칠 이어졌다면, 요즘 벌여 놓은 일 가운데 아직 놓일 자리가 없는 것이 하나 있다는 표시로 받아도 된다. 탓을 하자는 대목은 아니고, 손댈 순서를 알려 주는 대목이다.
오늘 하루 안에 손댈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요즘 붙들고 있는 것 가운데 아직 놓일 데가 없는 것을 하나만 골라, 그 하나에 자리를 정해 앉혀 두는 것이다. 끝내라는 말이 아니다. 수첩에 줄 하나를 떼어 주는 정도면 된다. 앉혀 둔다고 그 일이 오늘 끝나지는 않는다. 다음에 손댈 때 어디부터 열면 되는지가 정해질 뿐이다.
천사백 년 전에 바다를 건넌 짐 가운데 이 벌레 네 통이 있었다. 세어서 적어 둔 것은 꿀이 아니라 통이었다. 간밤 꿈에서 꿀을 못 봤더라도 자리는 자리대로 셈에 든다.

벌 꿈, 자주 묻는 것들
같은 벌 꿈을 며칠째 꿉니다. 나쁜 신호인가요?
며칠 이어졌다면 이 꿈이 무엇을 물어 오는지가 아직 안 정해졌다는 쪽으로 보셔도 됩니다. 흉몽으로 세는 표시는 아닙니다. 이어지는 동안 통이나 집이 보였는지만 눈여겨 두시면 됩니다.
쏘인 데가 아파서 깼습니다. 그래도 흉몽이 아닌가요?
놀란 크기는 그 밤의 몸이 정하고, 해몽의 결은 꿈자리가 정합니다. 둘이 안 맞아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아팠던 감각은 감각대로 두시고, 그 벌에 딸린 데가 있었는지만 골라 두시면 됩니다.
벌 태몽도 있나요?
전해오는 갈래가 있습니다. 다만 이 대목은 벌 하나로 갈리지 않고 꾸신 분의 형편이 함께 걸리는 물음이라, 태몽 쪽 글에 답을 더 넓게 적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