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는 꿈 해몽: 가져간 사람이 꿈에 있었나
도둑맞는 꿈을 꾸고 눈이 떠지면 먼저 올라오는 물음은 「재물이 나가는 꿈인가」다. 전해오는 해몽은 이 꿈을 흉몽으로만 두지 않았으니 급히 겁낼 일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말 사전을 열어 보면 「도둑맞다」라는 낱말 하나에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들어 있다. 어느 편으로 읽을지가 거기서 갈린다.
목차
도둑맞는 꿈 해몽, 사전이 한 낱말에 담아 둔 두 가지
표준국어대사전은 「도둑맞다」를 동사로 올려 두고 뜻을 「무엇을 잃어버리거나 빼앗기다」로 적었다. 한 낱말이 두 가지를 함께 받고 있다. 같은 사전이 「잃어버리다」에는 「자신도 모르게」라는 말을 넣어 두었고, 「빼앗기다」는 「가진 것을 억지로 남에게 잃게 되다」로 적었다. 앞쪽에는 가져간 사람이 없고, 뒤쪽에는 있다.
그러니 이 꿈자리의 풀이도 한 칸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사전이 두 상태를 한 낱말에 묶어 둔 말이라면, 해몽도 그 두 상태를 다시 떼어 놓고 시작하는 편이 낫다. 그래서 먼저 떠올려 볼 대목은 꿈에서 그것을 가져간 사람이 보였는지다.
가져간 사람이 보였다면 그 얼굴이 아는 얼굴이었는지가 따라온다. 모르는 사람이 가져가는 꿈자리는 서늘하게 깨어도 뒤가 가볍다. 아는 얼굴이 가져가는 꿈은 오래 남고, 그 사람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던 때와 겹치기도 한다. 전통 해몽은 이쪽을 사람 사이를 한 번 살펴 둘 징조로 읽어 왔다.

조선은 도적을 쫓는 관서를 따로 두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포도청」 항목은 이 관서를 「조선시대 죄인의 심문과 도적의 포획 및 도적·화재 예방을 위해 순찰 등의 일을 맡았던 관서」로 정의한다. 좌포청과 우포청 둘로 나뉘어 있었고, 1894년 갑오개혁 때 폐지돼 경무청으로 바뀌었다.
눈이 가는 대목은 「포획」 옆에 「예방을 위해 순찰」이 함께 적혀 있는 점이다. 잡는 일에 더해 미리 도는 일까지 한 관서의 몫으로 묶어 두었다는 뜻이다. 그 짜임을 꿈에 대 보면, 없어진 뒤를 당한 사람 혼자 감당할 일로 두지 않아도 된다. 흠을 제 쪽에서 찾던 마음을, 옛 관서가 쫓아다니던 상대에게 옮겨 붙이는 것이다. 꿈에 관헌이 나오는 경우는 또 다른 갈래로 읽힌다.
겪은 사람에게서 흠을 찾으려 드는 기울기는 심리학에서도 보고된 적이 있다(Lerner & Simmons, 「Observer’s reaction to the ‘innocent victim’: Compassion or reje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권, 1966). 다른 설명도 함께 제시돼 왔으니 빌려 오는 선은 거기까지다.
도둑맞는 꿈, 어느 편에 가까웠는지부터
아래 열 칸은 이 글이 사전의 두 뜻을 따라 나눈 묶음이고, 옛 기록이 이렇게 적어 둔 것은 아니다. 도둑 꿈 해몽을 통째로 보려면 이 꿈이 왜 재물 쪽으로 읽혀 왔는지를 적어 둔 글이 따로 있다.
가져간 사람이 보였다면
모르는 사람이었다 / 아는 얼굴이었다 / 여러 사람이 함께였다
없어진 쪽만 보였다면
무엇이 없어졌는지 또렷했다 / 끝내 찾지 못한 채 깼다 / 자고 깨어 보니 비어 있었다
그 일이 벌어진 데가 어디였나
내 집 안이었다 / 바깥이나 길이었다
꿈에서 내가 한 일
뒤를 쫓아갔다 / 그냥 보고만 있었다

돈을 도둑맞는 꿈
돈 도둑맞는 꿈은 액수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먼저 볼 곳은 돈이 오가던 방향이다. 받아 둔 돈이 없어진 꿈자리와 쥐고 있던 돈이 없어진 꿈자리를 갈라 읽는다. 돈 꿈 자체의 갈림은 주웠는지 잃었는지로 나뉘는 쪽에 더 길게 적혀 있다.
도둑맞은 것을 되찾는 꿈
없어진 물건이 다시 손에 들어오는 꿈은 전통 해몽에서 길몽으로 세워 왔다. 두 뜻 가운데 「억지로」에 가까웠는데 되돌아왔다면, 꿈이 그린 흐름은 되돌림까지 갔다. 되찾기 전에 깼다면 아직 끝나지 않은 꿈자리로 둔다.
도둑맞는 꿈인지 잃어버리는 꿈인지 헷갈릴 때
깨고 나면 여기서 한 번 멈추게 된다. 사전이 두 뜻을 한 낱말에 담아 두었으니 꿈이 둘을 섞어 보여 주기도 한다. 이럴 때는 사람이 있었느냐만 떠올려 보면 된다. 사람이 없었다면 잃어버리는 꿈으로 읽고, 누군가 가져갔다면 이 글의 해몽으로 읽는다. 둘 다 흐리면 그 꿈자리는 둘 사이에 둬도 된다.
도둑맞는 꿈을 꾸고 난 아침에 해 둘 한 가지
오늘 하루치를 다 때우려 들지 않아도 된다. 며칠째 밀려 있던 볼일 가운데 하나만 골라 오늘 때워 두면 그만이다. 그 한 군데가 내일 다시 걸리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이 「도둑」에 나란히 달아 둔 이름은 구도, 도아, 도인, 도적, 적, 적도, 투아로 일곱이다. 일곱 이름은 모두 가져간 편을 가리킨다. 우리말이 이름을 여러 개 지어 붙인 편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도둑맞는 꿈 해몽, 아침까지 따라오는 물음 셋
꿈에서 가져간 사람이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읽지 않는다. 전해오는 해몽에서도 아는 얼굴은 그 사람 자신보다 그 사람과 얽힌 내 마음을 가리키는 표시로 봤다. 서운했던 때가 떠오르면 그쪽을 먼저 보시면 된다.
잠에서 깨서도 없어진 쪽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또렷한 기억은 그 물건을 아낀다는 표시로 읽는다. 사전이 「잃어버리다」에 「자신도 모르게」를 넣어 둔 말과 견주면, 또렷하게 남은 꿈자리는 오히려 모르고 지나간 편과 멀다.
도둑맞는 꿈을 두고 재물이 든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 읽기도 전통에 있다. 이 글은 「맞는 편」의 갈림만 다루니 재물로 뒤집어 읽는 내력은 펴지 않는다. 물음이 더 생긴다면 그 꿈이 아직 일하고 있다는 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