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보기: 연말과 정월 사이에 한 해 길흉을 가리던 점
신수를 본다는 말은 익숙한데 그게 사주를 보는 일인지 토정비결을 펴는 일인지는 헷갈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신수점」 항목은 이것을 「연말과 연초에 개인이 지닌 운수의 길흉을 판단하는 점법」으로 적는다. 묻는 때가 한 해의 끝과 머리에 정해져 있었고, 보는 방법은 여섯 가지가 실려 있다. 토정비결은 그 여섯 가운데 하나다. 사주와 어떻게 겹치는지도 한 줄로 정리돼 있다. 넓게 보면 사주와 관상까지 들어가지만, 보통은 올해 한 해에 붙는 길흉을 가리는 점을 말한다. 사납게 나온 해 앞에서 무엇을 할지, 그것이 그 점이 맡던 일이었다.
목차
신수는 한 해 길흉을 가리던 말이었다
사전은 신수를 보는 일을 「신수를 가린다」고 부른다고 적었다. 한 해를 통째로 미리 받아 적는 일과 가리키는 데가 다른 말이다.
거기에 「일년신수」라는 말도 함께 나온다. 일년, 곧 한 해가 묻는 단위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묻는 시기가 연말과 연초에 몰렸다. 음력으로 전년 12월에서 신년 정월 안에 보는 것이 민간에 알려진 공통된 방법이라고 적혀 있다.
쓰임새가 하나 더 적혀 있다. 어떤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 점괘에 묻기도 한다고 했다. 한 해의 그림만 받으려 한 것도 아니었다. 지금 앞에 놓인 한 가지를 두고도 물었다.

신수 보는 방법으로 적힌 것은 여섯 가지다
여섯 이름이 그대로 실려 있다. 척전법은 동전을 던져 음양으로 길흉을 판단한다. 살미법은 쌀을 흩뿌려 흩어진 방향과 개수로 판단한다. 육효법은 육효를 뽑아 『주역』의 괘효에 따라 판단한다. 토정비결은 생년월일로 정해진 수를 얻고 그 수에 해당하는 글로 판단한다. 구궁법은 생년월일의 수를 계산해 중궁에 넣고 아홉 궁에 배치해 판단한다. 단시법은 점을 보러 온 시간으로 매화역수나 육임법을 써서 판단한다.
거기에 시점을 한 번 더 밝힌 대목이 붙는다. 근래에는 토정비결로 대신하거나 육효점을 보기도 하고, 임시로 생기는 일은 단시법으로 판단하기도 한다고 적었다. 토정비결이 여섯 가운데 이름을 올리고 있으면서 근래에 대신하기도 하는 수단으로 다시 적히는 것이다.
끝에 달린 참고문헌은 『토정비결』과 『주역』, 소옹의 『관매점』, 『육임대전』 넷이다. 위의 여섯이 어느 책에서 왔는지가 그 목록에 보인다.
신수는 누구에게 물었나
방법보다 덜 알려진 대목이 여기다. 민속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적힌 것은 연말이나 연초에 무당이나 박수, 또는 만신을 찾아가 영매를 통해 그해 신수를 판단하는 일이다. 근래에는 역술가를 찾아가 육효점을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니 「신수를 본다」를 책 한 권 펴는 그림으로 떠올리는 요즘 감각은 사전이 적은 민속의 방식과 자리가 조금 다르다. 토정비결을 낮춰 적은 데는 없다. 여섯 가운데 하나로 올려 두고 근래에 대신하기도 한다는 말을 함께 붙였을 뿐이다. 널리 퍼진 그림과 그 서술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것만 적어 둔다.
정월에 마을과 집에서 하던 절차도 따로 있었다. 정월 대보름에 하던 액막이 절차가 그 자리다. 사납게 나온 말을 두고 몸에 지니거나 문에 붙이던 물건도 그 밖에 있었는데, 그 종류와 만드는 절차는 따로 정리해 두었다.
같은 사전의 「운수」 항목이 신수와 당기는 자리
「신수점」 항목의 정의에는 「개인이 지닌 운수」라는 말이 들어 있다. 같은 사전의 「운수」 항목은 그 말을 「길흉화복이 이미 정해져 있어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으로 적는다. 운(運)은 순환과 돌아옴을, 수(數)는 수명의 길고 짧음을 뜻한다고 했고, 여기에서 팔자라는 말이 나왔다고 봤다.
두 항목을 같이 세워 보면 서로 당기는 자리가 생긴다. 운수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데, 신수점은 그 운수를 미리 살펴 흉은 피하고 길은 취하려는 점이라고 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왜 미리 보았느냐는 물음이 거기 남는다.
그 물음에 답하는 문장은 거기 없다. 다만 「신수를 가린다」는 표현과 할지 말지 결정할 때 묻는다는 대목이 한 항목 안에 함께 있다. 정해진 것을 바꾸려고 본 일이었다면 두 서술은 서로를 밀어낸다. 정해졌다고 여기는 것 앞에서 자기가 할 일 하나를 추려 보려고 본 일이었다면 둘이 함께 선다.
해마다 꼽히는 해를 두고도 같은 생각이 붙었다. 삼재로 꼽히는 해를 어떻게 정했는지는 따로 적어 두었다.

신수 보기, 내 경우에는 어떻게 읽히나
신수 보기는 음력 12월과 정월 사이에 했다
사전이 적은 시기가 그렇다. 해가 바뀌는 자리에 묻는 말이었다는 뜻이고, 한 해가 한참 지난 뒤에 보는 것은 원래 쓰임과 거리가 있다. 지금 궁금한 일이 생겨 묻는 경우라면 단시법이 그 자리에 놓여 있다.
신수와 사주는 겹치지만 같은 말은 아니다
넓게 보면 사주와 관상도 신수점에 든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보통은 한 해 동안 신상에 일어날 길흉을 미리 살피는 점을 가리킨다고 이어 적는다. 타고난 것을 보는 자리가 사주라면, 신수는 올해 한 해에 붙는 말로 쓰였다.
신수가 사납다는 말은 그해를 조심해 지내라는 뜻으로 쓰였다
사전이 적어 둔 목적은 흉을 미리 비켜 가는 데 있다. 사납다는 말을 들은 사람이 한 일은 그해를 조심해 지내는 일이었다. 사납다는 말이 그 자체로 무엇을 일으킨다는 대목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토정비결로 보는 것도 신수 보기에 든다
토정비결은 여섯 방법 가운데 하나로 올라 있고, 근래에는 그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는 말이 따로 붙어 있다. 그래서 토정비결로 본 것도 신수 보기에 든다. 다만 그 수를 어떻게 얻는지와 책의 내력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연말에 본 사람이라면 사전이 적은 시기 안에 든다. 좋게 나왔다면 올해 벌여 둘 일 하나를 떠올려 두는 데까지 쓴다. 사납게 나왔다면 피할 것 하나를 정해 두는 데까지가 본래 목적이었다.
해가 바뀌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면 어떻게 했나. 적힌 시기를 지났으므로 일년신수로 묻는 자리는 지나갔다. 그 대신 임시로 생기는 일을 맡은 방법은 앞에 적은 여섯 가운데 단시법이다. 올해 남은 달을 따로 묻는 말은 실려 있지 않다.
올해 큰 결정을 앞둔 사람을 두고 적어 둔 자리는 앞에서 보았다. 다만 그 점괘가 맞았는지는 적지 않는다. 결정 자체를 점괘에 넘기라는 말도 보이지 않는다.
나쁜 말이 나오면 어떻게 했는지는 또 달랐다. 정월에 마을과 집에서 하던 절차가 한 자리였고, 몸에 지니거나 문에 붙이던 물건이 또 한 자리였다. 어느 것이든 그해를 조심해 지내는 일에 가 닿는다.
신수가 사납게 나와도 남는 것
두 서술을 겹쳐 읽고 남는 것은 단순하다. 「운수」 항목은 어찌할 수 없다고 적었고, 「신수점」 항목은 그 앞에서 흉을 비켜 가려 했다고 적었다. 두 문장이 함께 있는 자리가 이 말의 본래 자리다.
그러니 올해 신수가 사납게 나왔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그 말이 올해를 다 설명하는 문장으로 읽힐 까닭은 없다. 전통이 그 말을 받고 한 일은 조심할 데 하나를 정해 두는 데까지였다. 「개인이 지닌」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고 해서 그해의 일을 혼자 떠안는 말로 읽을 자리도 아니다. 사전에는 「신수점은 오랜 세월을 두고 우리 민속 속에 깊이 뿌리를 박아온 민속 점법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오래 쓰였다는 사실과 그 말의 힘은 따로 선다.
신수 보기에서 짚어 둘 것
시기: 음력 전년 12월에서 신년 정월 안
방법: 척전법·살미법·육효법·토정비결·구궁법·단시법 여섯
목적: 흉은 피하고 길은 취하는 것
적히지 않은 것: 점괘가 맞았는지, 그리고 결정을 점괘에 넘기라는 말
더 궁금한 것이 남았다면 묻는 말을 좁혀 본다. 언제 보는 말인지, 사주와 어떻게 겹치는지, 토정비결과 같은 일인지. 이 셋 가운데 무엇을 묻고 있었는지가 정해지면, 들은 말의 크기도 거기에 맞게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