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꿈 해몽 길몽이 대표 이미지

술 마시는 꿈, 풀이를 가르는 건 잔인가 사람인가?

술 마시는 꿈을 꾸고 아침에 검색창을 여는 사람은 대개 둘 중 하나다. 어제 실제로 한잔했거나, 반대로 술을 입에도 안 대는데 꿈에서만 잔을 들었거나. 어느 쪽이든 개운하지 않다. 취한 기억이 남으면 무슨 실수라도 한 것 같고, 술 꿈은 구설수라던 말까지 겹쳐 온다. 찜찜할 만하다.

먼저 방향만 놓고 가자. 옛 해몽에서 술은 사나운 소재가 아니었다. 사람 사이가 풀린다고 본 길몽 계열이다. 다만 이 꿈에는 풀이가 확 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는데, 그게 몇 잔을 마셨느냐는 아니다.

들어가기 전에 갈라 둘 것이 있다. 술은 옛 기록 안에서 대접이 정반대인 물건이었다. 나라가 예법을 적을 때는 마지막까지 남겨 두던 것이었고, 흉년이 들면 제일 먼저 끊게 하던 것이기도 했다. 두 얼굴을 포개면 해몽이 부풀어 오른다. 아래에선 둘을 따로 놓고 본다.

목차읽는 데 약 7분

술 마시는 꿈, 혼자였나 곁에 누가 있었나

민간에 전해오는 갈래를 모아 보면 술은 대체로 화합과 인연, 모임에 붙는 길몽으로 읽혔다. 옛사람이 술을 마시던 자리가 거의 전부 잔치 아니면 제사였기 때문이다. 술이 나오면 사람도 같이 나온다.

그래서 이 꿈을 대 볼 때 제일 먼저 셀 것은 잔의 수가 아니라 곁에 앉은 사람의 수다. 상 앞에 누가 있었다면 관계와 소식 이야기가 되고, 혼자였다면 내 안을 들여다보는 해몽으로 읽힌다. 두 갈래는 길흉이 갈린다기보다 묻는 것이 다르다.

먼저 잡는 방향

곁에 사람이 있었다 → 모임·소식·화해 쪽. 옛 해몽이 가장 순하게 읽던 그림.

혼자 마셨다 → 요즘 혼자 감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취기의 정도는 그다음이다. 많이 취했다고 흉몽으로 잡는 갈래는 오히려 얇다.

복을 마신다는 말 — 제사 끝에 남던 술

음복(飮福). 글자 그대로 복을 마신다는 뜻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음복례」 항목을 보면, 나라의 큰 제사에서는 종헌례가 끝난 다음 초헌관이 신위 앞의 조(胙)와 술을 먹는 절차가 따로 있었다. 집례가 「음복수조」를 외치면 대축이 복주를 옮기고 포를 덜어 냈고, 초헌관이 음복위에서 그 술을 마신 뒤 참례자가 다 함께 네 번 절했다. 『춘관통고』와 『태학지』가 전거로 붙어 있다.

눈여겨볼 것은 술이 놓인 차례다. 절을 다 하고 잔을 다 올린 다음에야 남은 술이 사람에게 돌아왔다. 술이 놓인 곳은 절차를 닫는 대목이었다. 무언가 끝나 가는 상에서 도는 물건이다.

술 마시는 꿈 해몽 놋그릇 반상기와 나무 수저
제사 끝에 남은 술을 나눠 마시는 것을 음복이라 불렀다

민간 제사에서도 같은 말을 그대로 쓴다. 제사를 마치고 상에 올랐던 음식과 술을 식구가 나눠 먹는 것을 음복이라 불렀다. 꿈에 돌아가신 분이 앉아 있었다면 조상 꿈의 결로 넘어가 읽는 편이 자연스럽고, 상 위에 음식이 그득했다면 떡 꿈에서 다룬 잔칫상 해몽과도 이어진다.

해마다 시월, 순서를 적고 마시던 술자리

술이 제도 안으로 들어온 자리가 하나 더 있다. 향음주례(鄕飮酒禮)다. 같은 사전에 따르면 해마다 음력 시월의 길한 날을 잡아 한성부와 모든 도·주·부·군·현에서 치렀고 그 고을 관아가 주인이 되었다. 향교와 서원에 선비와 유생이 모여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으로 모시고, 절도 있게 잔을 헌수한 다음 사정이 나아가 서사를 읽었다. 서사는 「우리 노소는 서로 권면해 나라에는 충성하고」로 시작한다. 뿌리는 『주례』와 『의례』에 있고, 1474년(성종 5) 『국조오례의』에 실리면서 일반화됐다.

향음주례가 조목조목 적어 둔 항목은 순서였다. 누가 먼저 잔을 드는지, 잔이 어느 쪽으로 도는지, 어느 순서에 무슨 말을 읽는지. 몇 잔까지 마셔도 되는지를 정한 조항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꿈을 꾸고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그 방식을 빌려 오면 된다. 이번 주에 꺼낼 말이 있을 때 무슨 말을 할지를 다듬기보다, 어느 자리에서 꺼낼지를 먼저 정하는 식이다.

술 마시는 꿈 풀이 소반에 놓인 백자 주전자와 잔
순서를 적어 두고 잔을 돌리던 자리가 따로 있었다

반대 기록도 같이 둔다. 조선은 큰 가뭄이나 흉작이 들면 금주령을 내렸다. 같은 사전의 「금주령」 항목에 따르면 1392년 개국 직후부터 시행됐고 태종 때는 거의 매년, 성종과 연산군 때도 잦았다. 그런데 금할 때조차 예외를 남겼다. 국가의 제향, 사신 접대, 백성의 혼인과 제사, 노병자의 약용이 그 목록이다. 술을 끊게 할 때 마지막까지 손대지 않은 자리가 제사와 혼인이었다. 그 예외마저 버틴 해만 있지는 않다. 1758년에는 흉작이 심해 궁중 제사에도 술 대신 차를 쓸 만큼 엄격했다.

그래도 두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한 줄이 남는다. 옛 기록이 술을 두고 따진 것은 양이 아니라 상대였다. 누구와, 어느 순서로 나누느냐가 전부였다.

술 마시는 꿈, 어젯밤 장면을 여기 대 보자

요즘 심리학은 꿈을 뜻으로 풀기보다 헤아려 본다. 사람이 몇이나 나오고 그 사람과 어떻게 얽히는지를 센다. 매크나마라와 동료들이 『Psychological Science』 16권 2호(2005)에 실은 보고에서는, 렘수면에서 깨워 받은 꿈에 공격적인 상호작용이, 비렘수면 꿈에는 우호적인 상호작용이 더 잦았다. 다만 이 보고가 답한 것은 꿈 전체에서 사람이 나오는 장면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이지, 내가 꾼 그 술자리가 무슨 뜻이냐는 아니다. 아래 표도 대 보는 눈금으로만 쓰면 된다.

잔칫상 앞에서 마셨다 사람이 모이는 일로 읽었다. 소식이 먼저 온다.
제사나 차례를 마치고 마셨다 음복이 그대로 들어온 꿈. 집안 안부 쪽.
상갓집에서 마셨다 궂은 자리의 술은 액을 덜어 낸다고 봤다.
낯선 사람과 한 상에 앉았다 새 인연이 붙는 길조로 봤다.
아는 사람과 마주 앉았다 그 사람과 풀 일이 남았다는 징조로 읽혔다.
돌아가신 분과 함께 마셨다 나무람보다 안부. 음복의 결을 따른다.
아무도 없이 혼자 마셨다 물음이 내 안으로 옮겨 간다.
잔을 받아 들었다 순하게 잡았다. 들어올 것이 있다는 풀이.
내가 남에게 따라 줬다 먼저 손을 내미는 일. 부탁이나 화해가 앞에 있다.
잔이 여럿에게 계속 돌았다 일이 퍼지는 꿈. 혼자 쥔 것이 풀린다.
잔이 계속 비어 있었다 채울 것이 남았다는 표시. 서운함으로 읽지 않았다.
잔이 넘치도록 부었다 과하다는 표시. 덜어 내라는 신호.
술을 쏟거나 술병이 깨졌다 흩어짐. 다만 제사에서 덜어 붓던 술과 겹쳐 보기도 한다.
말짱한 채로 마셨다 제 몫을 아는 상태. 지금 판단을 믿어도 된다.
몹시 취해 있었다 짊어진 것이 많다는 몸의 알림으로 읽는다.
취해서 실수를 했다 말이 앞선 데가 있었는지 한 번 돌아볼 일.
마시자마자 깼다 짧게 지나갈 일이다.
권하는데 끝내 안 마셨다 거절할 일이 앞에 있다는 표시.

술 마시는 꿈에서 많이 찾는 다섯 장면

술 취하는 꿈

가장 많이 검색되고 가장 많이 겁내는 꿈이다. 그런데 옛 풀이에서 취기 자체를 흉몽으로 잡은 갈래는 두껍지 않다. 취했다는 건 그만큼 마실 상 앞에 있었다는 뜻이고, 그 상은 대개 잔치였다. 요즘 눈으로는 몸이 보내는 알림으로 읽는 편이 쓸모 있다. 며칠 잠이 얕았거나 어깨에 얹힌 일이 많았다면, 그 무게가 취기로 나온 것일 수 있다.

혼자 술 마시는 꿈

이 편에서 결이 가장 다른 꿈이다. 곁에 사람이 있던 칸이 전부 관계 이야기였다면, 혼자 든 잔은 물음을 안으로 돌린다. 옛 기록에 혼자 마시는 장면이 드물다는 것도 참고가 된다. 흉몽으로 볼 일은 아니고, 요즘 혼자 감당하는 것이 있는지 짚어 보면 된다.

술 따라 주는 꿈 의미 잔에 술을 따르는 손
옛 자리에서 잔은 늘 건네받는 물건이었다

술 따라 주는 꿈, 술 받는 꿈

둘은 같아 보이지만 옛 결에서 방향이 갈린다. 받는 쪽은 들어오는 것이 있다는 순한 풀이가 두텁고, 따라 주는 쪽은 내가 먼저 움직이는 일로 봤다. 향음주례에서 헌수 차례가 정해져 있었던 까닭도 같다. 누가 먼저 잔을 드느냐가 곧 그 자리의 관계였다. 꿈에서 내가 먼저 병을 들었다면, 지금 먼저 연락할 사람이 떠오르는지 보면 된다.

술 쏟는 꿈, 술병 깨지는 꿈

흩어짐으로 잡는 갈래가 있고, 놀라서 깨는 사람이 많은 꿈이다. 여기엔 결이 하나 더 붙는다. 제사 절차에는 술을 일부러 덜어 붓는 대목이 있었다. 쏟는 일 자체가 늘 잃는 그림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불안했다면, 새는 곳을 눈으로 확인해 보는 정도로 이 꿈의 몫은 끝난다.

술상 차리는 꿈

마시기 전, 상을 차리는 장면이다. 옛 상에서 차리는 사람은 주인이었고, 향음주례에서도 술상은 관아의 몫이었다. 그래서 이 꿈은 사람을 맞을 일이 있다는 해몽으로 이어진다. 모임이 잡혀 있거나, 누군가에게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할 일이 걸려 있는 때가 많다. 쌀 꿈처럼 살림의 채비를 다루는 소재와 결이 이어진다.

술에는 다른 음식에 없는 성질이 하나 있다. 담근 날 바로 술이 되지 않는다. 곡식과 누룩을 앉혀 놓고 며칠이든 몇 달이든 두어야 술이 된다. 그동안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 진척이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에게 이 꿈이 놓이는 데가 대개 거기다. 조용하던 그 기간에 실은 익고 있었다고 읽어도 옛 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오늘 하나만 해 본다면 이런 것. 지금 당장 정하려던 일 하나를 하룻밤 묵히는 것. 내일 아침에도 같은 마음이면 그때 하면 되고, 달라졌다면 그건 하룻밤이 벌어 준 것이다.

30초로 다시 보기

· 옛 기록에서 술이 나오는 곳은 거의 잔치와 제사였다. 술 곁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 음복은 복을 마신다는 말이고, 마시는 차례는 늘 절차의 끝에 붙었다.

· 향음주례가 정해 둔 항목은 순서였다. 몇 잔까지인지는 없다.

· 그래서 갈림길은 결국 곁이다. 혼자였나, 나눠 마셨나.

· 취한 장면은 흉조보다 몸의 알림으로 읽는 편이 낫다.

같은 상을 다룬 꿈이 궁금하다면 장례식 꿈 편에 상가의 자리를 어떻게 읽었는지가 있다.

자주 묻는 것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이런 꿈을 꾸면 어떻게 보나요?

옛 풀이는 꾼 사람이 술을 마시는지 안 마시는지를 갈라 두지 않았다. 술이 놓인 자리만 봤다. 평소 안 마시는 사람일수록 술보다 상과 사람이 또렷하게 남는데, 그걸 단서로 쓰면 된다.

막걸리나 소주처럼 술 종류에 따라 풀이가 달라지나요?

종류별로 갈라 적어 둔 옛 기록은 찾지 못했다. 옛 술자리에 오르던 술은 대개 집에서 빚은 것이라, 남은 기록도 종류보다 누가 빚었고 누가 따랐는지다. 오늘 읽을 때도 그게 단서가 된다.

제사나 차례에서 술을 올린 꿈은요?

음복 절차가 통째로 들어온 꿈이다. 옛 결로는 집안 안부 쪽으로 읽었고 나무람으로 보는 갈래는 얇다. 최근에 제사나 기일이 있었다면 그 기억이 올라온 것일 수도 있다.

술을 끊은 사람이 술 마시는 꿈을 꾸면요?

이건 옛 해몽이 다루던 물음이 아니다. 술을 끊은 뒤 한동안 이런 꿈을 꾸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이야기는 회복을 돕는 현장에서 흔히 오간다. 꿈을 꿨다고 무엇이 되돌아간 것은 아니니 자책할 일은 아니고, 마음이 오래 무겁다면 곁의 사람이나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는 편이 낫다. 옛 기록은 술을 두고 답을 적어 놓지 않았다. 대신 절차를 적었다.

시월이면 향교 마당에 상을 폈다. 제일 나이 많은 어른을 윗자리에 앉히고, 잔을 정해진 차례대로 돌리고, 다 같이 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까지는 기록에 없다. 다만 그 하루를 위해 그들이 준비한 것이 병 하나와 순서 하나였다는 건 남아 있다. 어젯밤 상 위에 놓여 있던 것도 결국 그 물건이다. 술이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