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석을 달마다 적어 둔 표기와 우리 옛 전거가 돌에 붙인 뜻을 정리한 표제 이미지

탄생석, 생일 달의 돌을 정해 온 곳은 보석업 단체였다

생일이 든 달이 가까워지면 그 달의 돌이 무엇인지 찾는 사람이 는다. 묻는 순서대로 바로 짚는다. 탄생석은 달마다 적혀 있고, 다만 한 달에 돌이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물어 오는 10월은 오팔과 토르말린 둘이 함께 적혀 있고, 9월은 사파이어 하나로 선다. 12월은 탄자나이트와 터키석과 지르콘 셋이다.

그러니 내 달에 돌이 여럿이라고 해서 하나를 잘못 집은 일이 되지 않는다. 둘 다 그 달의 돌이다. 그런데 왜 어떤 달은 하나고 어떤 달은 셋인가. 그 답은 돌에 있지 않고 목록을 만든 사람들의 사정에 있었다.

탄생석을 달마다 배정한 목록을 떠올리게 하는 마른 물감 팔레트
굳은 물감이 색마다 한 칸씩 자리를 차지한 팔레트 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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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석을 달에 맞춰 적어 둔 곳은 보석업 단체다

지금 널리 쓰이는 달별 표기를 직접 내놓는 곳을 따라가 보면 보석업 단체 간행물에 닿는다. 미국보석학회와 미국보석상협회가 각각 달별 돌을 공개하고 있고, 내가 두 곳을 나란히 열어 본 범위에서 둘은 같았다. 옛 경전도 국어사전도 이 배정을 맡아 적어 온 적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표기에는 「전통」이라는 말이 늘 따라붙는데, 그 전통이 가리키는 시점은 한 군데로 모이지 않는다. 내가 연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지금 줄을 그대로 전통 탄생석이라 부르고, 다른 한 곳은 시기별로 다른 줄을 나란히 세워 둔다. 어느 것이 더 오래된 것인지를 적어 둔 곳은 없었다. 같은 달에 돌이 둘이나 셋 적힌 것도 내가 보기에는 뒤에 돌이 더 붙은 자취로 읽힌다. 열두 줄이 처음부터 한 번에 정해졌다면 그런 자취가 남지 않는다.

우리 옛 전거에서 돌에 붙은 것은 신분과 덕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옛 기록은 돌을 어디에 붙였을까. 서양 달 배정이 하늘을 열둘로 끊은 별자리와 같은 틀을 쓴다면, 우리 전거는 아예 다른 자리에 돌을 세워 두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보석을 「빛깔·광택이 아름답고 굴절률이 크며 단단하고 희귀한 돌」로 적는다. 조선에서 특히 즐긴 것은 백옥·수정·밀화·마노·금패 다섯이었고, 『후한서』 동이전에는 부여와 읍루에서 붉은 옥이 났다는 기록이 남았다. 돌에 붙은 뜻도 분명하다. 백옥은 변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정절을 뜻해 가락지와 비녀로 갔고, 금은 무병장수를 뜻하는 가장 귀한 보배로 꼽혔다. 꿈에 보석이 보였을 때 옛사람이 무엇을 먼저 보았는지는 보석 꿈 해몽에 따로 적어 두었다.

장신구 설명도 같은 곳을 가리킨다. 비녀 하나를 두고도 상류층은 금·은·보석을 쓰고 서민층은 나무와 뿔과 뼈만 쓸 수 있었다. 노리개에 새긴 문양은 부귀와 다남과 복과 장수를 비는 길상 문양이었다. 거기에 재료로 적힌 돌만 꼽아도 옥석과 천하석에서 마노·호박·수정·비취·진주·산호·밀화·금패까지 스무 가지에 이른다. 호랑이 뼈를 지니면 액귀의 위해를 막는다고 믿었다는 대목도 보석 설명에 그대로 실려 있다. 두 항목을 낱말 단위로 짚어 보면 「탄생석」도 「생일」도 「달마다」도 「열두 달」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확인한 두 항목 안에서는, 돌을 태어난 달에 맞추는 배정이 서 있지 않았다.

탄생석을 계절로 끊어 달마다 짚으면

봄에 든 생일(3월·4월·5월) 3월은 아쿠아마린과 블러드스톤 둘이 함께 선다. 맑은 물빛과 붉은 점이 박힌 돌을 한 달에 같이 적어 두었으니, 취향이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달을 써도 서로 다른 돌을 고를 수 있다. 4월은 다이아몬드 하나로 끊긴다. 5월도 에메랄드 하나다.

여름 생일이면 돌이 몇 개로 적혀 있나 6월이 진주와 알렉산드라이트와 문스톤 셋이고, 8월도 페리도트와 스피넬과 사도닉스 셋이다. 두 달이 열두 줄 가운데 가장 넉넉하다. 7월은 그 사이에 루비 하나로 또렷하게 선다.

가을에 태어난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두 달 9월 사파이어와 10월 오팔은 내가 이번에 재 본 범위에서 월별 탄생석을 묻는 말 가운데 찾는 사람이 가장 많았던 두 달이었다. 9월은 사파이어 하나라 고민이 없고, 10월은 오팔과 토르말린이 함께 있어 묻는 사람이 많다. 11월은 토파즈와 시트린 둘이고, 두 돌이 모두 노란빛이라 색으로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겨울 석 달은 돌이 적힌 모양이 제각각이다 12월은 탄자나이트와 터키석과 지르콘 셋으로 가장 여러 개다. 1월은 가넷 하나, 2월은 자수정 하나로 각각 단단히 선다. 열두 줄을 이렇게 훑으면 하나로 끊기는 달이 여섯이고 둘 이상 적힌 달이 여섯이다.

탄생석이 달마다 다른 빛깔로 적힌 것을 떠올리게 하는 깃털 정물
짙고 옅은 빛이 섞인 깃털 여러 장을 한데 모아 세운 근경

탄생석을 두고 실제로 많이 치는 물음 넷

10월 탄생석은 오팔인가 토르말린인가

둘 다 맞다. 두 돌이 같은 달에 적혀 있고 어느 하나가 본래 것이라는 표시는 목록에 없다. 오팔이 깨지기 쉬워 평소에 차기 어렵다는 말이 돌면서 토르말린을 집는 사람이 늘었을 뿐이고, 둘 가운데 눈에 드는 것을 집으면 된다.

9월 탄생석은 왜 하나로만 적히나

9월 사파이어처럼 한 돌로 끊긴 달이 여섯 있다. 1월 가넷·2월 자수정·4월 다이아몬드·5월 에메랄드·7월 루비도 그렇다. 왜 어떤 달만 늘었는지는 돌의 성질보다 목록이 손질된 내력에 달린 일이라, 하나로 적힌 달을 섭섭하게 볼 까닭은 없다.

탄생석 종류는 모두 몇 가지인가

지금 쓰이는 달별 돌만 세면 스무 가지를 넘지 않는다. 열두 달에 하나씩이면 열둘인데, 돌이 둘 이상 적힌 여섯 달 때문에 그보다 늘어난다. 다만 나라와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목록이 여럿 돌아다니므로, 「모두 몇 가지」라는 숫자는 어느 것을 쥐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탄생석 의미는 어디서 나온 말인가

돌마다 붙은 뜻은 대개 그 돌의 빛깔과 단단함에서 왔다. 변하지 않는 돌에 변하지 않는 마음을 얹고, 맑은 돌에 맑음을 얹는 식이다. 백옥을 정절에 붙인 우리 풀이도 뿌리가 같아서, 돌의 뜻을 읽을 때는 그 돌을 처음 본 사람이 무엇에 놀랐을지를 떠올려 보면 대체로 맞는다.

돌이 여럿인 달에서 정답 하나를 가려내려 할 때

여기서 한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내 달에 돌이 둘이나 셋 적혀 있을 때, 그중 어느 하나가 진짜고 나머지는 덧붙은 것이라고 읽으려는 마음이 생긴다. 목록은 그런 순위를 매겨 두지 않았다. 어느 돌을 먼저 적었는지는 그 돌이 언제 목록에 들어왔는지의 차이이고, 지금 쓰이는 줄에서는 함께 선다. 그러니 진짜를 찾는 물음을 「어느 것이 내 눈에 좋은가」로 바꿔 두면 답이 바로 나온다.

탄생석이 마음에 하는 일, 그리고 그다음에 해 볼 것

내 달에 이름이 붙은 물건은 이상하게 내 것처럼 느껴진다. 내 달이라는 이름이 얹히고 나면 그 물건을 고르는 일이 어느새 나를 고르는 일처럼 무거워진다. 달별 돌이 업계에서 맞춰진 것임을 알고 나면 그 무게가 조금 가라앉는다. 돌의 값이 깎이는 일은 없다. 고르는 사람이 한결 홀가분해질 뿐이다.

그러면 이 돌이 내 운에 좋으냐는 물음에는 어디까지 답할 수 있을까. 돌 하나가 길흉을 정한다고 적어 둔 전거는 내가 확인한 범위에 없었다. 다만 옛 기록에도 몸에 지녀 액을 막고 복과 장수를 빈 쓰임은 분명히 남아 있다. 그래서 운세로 읽는 선은 여기까지가 정직하다. 그 달의 돌을 알아 두는 일이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돌에 올해의 길흉을 맡기는 자리까지는 가지 않아도 된다.

전통과 현대가 돌에 얹어 둔 것

옛 전거는 돌을 태어난 달에 붙이지 않았다. 신분과 정절과 장수에 붙였고, 몸을 지키는 쓰임도 함께 두었다. 지금 목록은 달에 붙였다. 둘 다 돌에 사람의 바람을 얹은 일이라는 점은 같고, 다른 것은 얹는 자리뿐이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따라도 어긋나지 않는다.

생일 달이 다가오면 그 달의 돌을 한 번 찾아보게 된다. 그때 돌이 둘이나 셋으로 적혀 있다면 그중 어느 것을 집어도 그 달의 돌이다. 하나로 적힌 달이라면 고르는 수고조차 없다. 어느 경우든 올해 그 달에 내가 무엇을 지녔는지는 누가 적어 둔 줄이 정해 주지 않고 내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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