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꿈, 옛사람이 이 곡식을 둔 자리는 곳간이었을까?
조선의 세시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홍석모, 1849)는 동짓날 대목에서 팥죽 이야기를 꽤 길게 적어 두었다. 그런데 그 대목에서 팥죽은 상에 오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뱀·돈·물·태몽처럼 자주 꾸는 꿈을 전해 내려오는 풀이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길몽인지 흉몽인지 먼저 짚고, 비슷한 꿈의 변형도 함께 봅니다.
조선의 세시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홍석모, 1849)는 동짓날 대목에서 팥죽 이야기를 꽤 길게 적어 두었다. 그런데 그 대목에서 팥죽은 상에 오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간밤 포도 꿈이셨다면 길몽 쪽으로 잡고 읽으셔도 된다. 전해오는 해몽에서 이 열매는 좋게 새기는 결이 넓다. 한 줄기에 알이 촘촘히 박힌 모양을 자손이 이어지는 징조로 봤다.
간밤에 이사 꿈을 꾸셨다면 겁내실 자리는 아니다. 다만 이 꿈은 새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로 갈리지 않는다. 옛 기록을 들춰 보면, 사람들이 이사에서 먼저 붙들고 따진 항목은 집이 아니었다. 날이었다.
학 꿈을 꾸고 나서 마음이 마냥 개운하지만은 않았다면, 어느 쪽이 걸렸던 걸까. 좋은 꿈이라는 말은 들었는데 정작 내 형편이 그 말과 멀어 더 허전했던 쪽일까, 이런 길몽을 꿔 놓고 아무 일도 없으면 어쩌나…
지네 꿈은 전해오는 해몽에서 대체로 재물 쪽 길몽에 놓였다. 놀라서 깬 사람에게는 이 말이 잘 안 붙겠지만, 옛 풀이가 이 벌레를 넣어 둔 칸은 그쪽이었다.
뒷간을 적어 둔 옛 기록은 이 자리를 버리러 가는 데로 다루지 않는다. 더러운 화장실 꿈이 재물 쪽으로 읽혀 온 뿌리가 거기 있다 — 전해오는 해몽은 이 꿈자리를 대체로 길한 쪽에 놓았고, 지저분할수록 더…
까마귀 꿈을 꾸고 깬 새벽은 대개 기분부터 가라앉는다. 그런데 이 새를 따라가서 목숨을 건진 임금의 옛이야기가 우리 기록에 남아 있다.
잠에서 깨자마자 호미 꿈을 찾아보고 계시다면 간밤 꿈자리가 고단했을 것이다. 등을 굽히고 흙을 긁던 그림이 남으면 마음은 흉몽 쪽으로 먼저 기운다.
구월로 넘어오면 매미 소리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든다. 그런 철에 매미 꿈을 꾸고 깨면 아침이 어수선하다. 한 줄로 먼저 말씀드린다. 전해오는 해몽에서 이 벌레는 흉몽으로 놓이지 않았다.
이 꿈이 찜찜하게 남는 때는 정해져 있다. 안이 텅 비었거나, 문이 끝내 안 열렸거나, 누가 뭘 들고 나가는 걸 보고 깼을 때다. 가득한 곳간은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데, 빈 곳간은 아침까지 따라온다.
물이 어디까지 올라왔더라. 홍수 꿈을 꾸고 새벽에 깬 사람이 가장 먼저 더듬는 게 대개 그 높이다. 방향부터 말해 두면, 이 꿈자리는 옛 풀이 쪽에서 보면 끝나는 이야기보다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사람들이 처용의 얼굴을 그려 문에 붙였다는 대목이 있다. 새벽에 탈 쓴 꿈을 꾸고 켕기는 마음으로 들어오셨다면 이 한 줄을 먼저 보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