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꿈을 꿨다면 옛 기록이 따로 이름을 붙여 둔 몸이 둘 있다
구월로 넘어오면 매미 소리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든다. 그런 철에 매미 꿈을 꾸고 깨면 아침이 어수선하다. 한 줄로 먼저 말씀드린다. 전해오는 해몽에서 이 벌레는 흉몽으로 놓이지 않았다. 다만 갈리는 데가 하나 있다. 옛 기록이 이 벌레의 몸에서 이름을 하나 더 떼어 붙여 둔 곳이 둘인데, 둘 다 울고 있는 몸은 아니었다. 그 둘이 어디였는지부터 짚는다.
목차
매미 꿈 해몽 — 사람이 손을 뻗은 데는 껍질과 굼벵이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매미를 「곤충강 매미과의 곤충」이라고 한 줄로 정의해 두고, 그 아래에 이 벌레의 살림을 적어 두었다. 애벌레는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지낸다. 어른벌레가 되려고 땅 위로 올라와 등껍질을 벗는다. 우는 것은 수컷이고 몸에 달린 발음기로 소리를 낸다. 그리고 어른벌레로 지내는 기간은 한 달 남짓이다.
같은 항목이 이어 적어 둔 대목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이 벌레는 「책선(蚱蟬)」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한약재로 흔히 쓰였고, 벗어 두고 간 허물은 선태·선각·선탈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불리며 해열과 파상풍에 쓰였다. 땅속의 애벌레인 굼벵이 역시 따로 쓰임이 적혀 있다. 옛 의서가 그렇게 적어 두었다는 기록이지, 지금 그대로 하시라는 말은 아니다.
이름을 헤아려 보면 셋이다. 땅 밑에 있는 동안에는 굼벵이, 올라와 우는 동안에는 매미, 벗어 두고 간 껍질에는 선태. 한 몸에 세 이름이 붙어 있는데, 옛사람의 손이 닿은 데는 첫째와 셋째였다. 여름 내내 귀를 채우던 그 소리에는 따로 붙은 이름이 없다.

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 밤에 마음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여름 내내 창밖에서 울던 소리를 어느 날부턴가 잘 못 듣게 되곤 한다. 되풀이되는 자극에 몸의 반응이 줄어드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습관화라고 부른다. Thompson & Spencer, 「Habituation: A model phenomenon for the study of neuronal substrates of behavior」, 『Psychological Review』 73권 1호, 1966이 이 현상의 특징을 목록으로 정리했다. 거기서 두 갈래를 같이 옮긴다. 하나는 같은 자극이 되풀이되면 반응이 점점 작아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극이 달라지거나 다른 자극이 끼어들면 줄어 있던 반응이 도로 살아난다는 것이다. 뒤에 Rankin 외, 「Habituation revisited」, 『Neurobiology of Learning and Memory』 92권, 2009가 이 목록을 다시 손봤다.
그러니 간밤에 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면, 소리가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날 밤 마음이 무언가에 깨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요 며칠 결론이 안 난 일이나 답장을 미뤄 둔 연락 같은 것들이다. 그 깨어 있음이 손에 잡히는 모양을 찾다가 여름 소리를 데려온 것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매미가 나온 것 자체를 흉몽의 표시로 두기는 어렵다.
옛 글이 이 벌레 앞에 세워 둔 다섯 가지
중국 서진의 육운(陸雲, 262~303)이 남긴 「한선부(寒蟬賦)」의 서문에 이 벌레를 「지극한 덕을 갖춘 벌레」라고 적은 대목이 있다. 그가 꼽은 다섯은 문(文)·청(淸)·염(廉)·검(儉)·신(信)이다. 곧게 뻗은 입이 선비의 갓끈을 닮았다는 것이 문, 맑은 이슬을 먹고 산다고 본 것이 청, 남이 지어 놓은 곡식에 손대지 않는다는 것이 염, 집을 따로 짓지 않는다는 것이 검이다. 그리고 마지막 신은 철에 맞춰 허물을 벗고 때가 되면 물러난다는 것이다.
이 다섯이 조선의 관모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널리 전한다. 임금의 익선관과 관원의 오사모에 매미 날개를 얹어 두고, 서로 마주 볼 때마다 그 덕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름에 박힌 글자는 그 이야기를 그대로 받쳐 주지 않는다. 국가유산청이 이 관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며 적어 둔 이름은 「전 고종 익선관(傳 高宗 翼善冠)」이고, 거기 들어간 선은 착할 선(善)이다. 매미 선(蟬)을 넣어 「翼蟬冠」으로 적은 표기도, 「益善冠」으로 적은 표기도 함께 돌아다닌다. 그래서 이 글은 관 이름을 따라가지 않고, 다섯 덕의 내용만 빌려 온다.
덧붙이면 익선관은 임금과 왕세자가 상복(常服)에 갖추어 쓰던 관모다. 전 고종 익선관은 세종대학교 박물관에 있고 1979년에 지정됐다. 다섯 가운데 마지막 신이 이 글의 갈림길과 맞물린다. 그 대목이 붙들고 있는 것은 철에 맞춰 벗는 일과 때가 되면 물러나는 일이고, 소리의 크기는 거기 없다.

매미 꿈, 간밤 그 매미가 울고 있었나
아래 열여섯 칸은 이 글이 위의 자료를 놓고 나눠 본 것이다. 어느 책에 이대로 실려 있지는 않으니, 자기 꿈이 어디쯤 걸리는지 보는 데만 쓰시면 된다.
울고 있던 쪽 ― ①한 마리가 가까이서 크게 울던 꿈은 미뤄 둔 말이 밖으로 나올 때가 됐다는 징조로 읽는다. ②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울어 시끄럽던 꿈은 할 일이 한자리에 겹쳐 있다는 신호로 본다. ③울음이 멀리서 아득하게 들리던 꿈은 아직 내 차례가 아닌 일이 흘러가고 있다는 뜻으로 본다. ④울다가 소리가 뚝 그치던 꿈은 아래에서 따로 짚는다.
소리 없이 모습만 있던 쪽 ― ⑤나무에 붙어 가만히 있던 꿈은 아직 시작 안 한 일이 준비를 마쳐 가는 길조로 본다. ⑥날아와 내 앞에 앉던 꿈은 남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그림으로 본다. ⑦날아가 버리던 꿈은 붙잡을 생각을 접어도 되는 일이 하나 있다는 뜻이다. ⑧땅에서 기어 올라오던 꿈은 오래 준비한 일이 밖으로 올라오는 결이라 옛사람들이 길몽으로 읽던 꿈자리다.
허물과 죽은 매미 쪽 ― ⑨허물만 나무에 붙어 있던 꿈은 끝난 일의 흔적을 보고 있는 자리이고, 흉몽으로 굳는 꿈자리는 아니다. ⑩허물을 손으로 떼어 보던 꿈은 지난 일을 굳이 다시 만져 보고 있다는 신호다. ⑪죽은 매미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꿈은 때를 다한 것을 본 대목으로 읽는다. ⑫허물을 벗는 중이던 꿈은 옛 해몽이 순한 길몽으로 두던 대목이다.
그 매미가 어디에 있었나 ― ⑬방 안으로 들어와 있던 꿈은 바깥일이 살림 안으로 넘어온다는 풀이다. ⑭손이나 옷에 붙던 꿈은 나에게 직접 걸리는 일이라는 징조로 본다. ⑮잡아서 손에 쥐고 있던 꿈은 쥔 것을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하는 칸이다. ⑯잡았다가 놓아준 꿈은 놓아준 것을 잘한 일로 읽어 온 대목이다.
이 가운데 마음이 걸리기 쉬운 칸은 ④번, 한창 울던 소리가 뚝 그치던 칸이다. 소리가 갑자기 멎으면 그 정적이 서늘하다. 전해오는 풀이에서도 이런 꿈자리를 길몽으로만 읽어 오지는 않았고, 그 대목은 그대로 두고 간다. 다만 이 벌레의 살림을 보면 소리가 그치는 데에는 정해진 철이 있다. 이 칸은 닥칠 일의 예고로 두지 마시고, 요즘 내가 끝날 때를 안 정해 둔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는 신호로 두시면 도움이 된다. 울음이 멎은 대목에서 잠이 깬 밤이라면 앞에서 본 습관화 쪽을 같이 보셔도 좋다.
매미 꿈 해몽, 다섯 장면을 하나씩 본다
매미 소리 꿈 — 소리만 들리고 모습은 못 본 꿈
모습은 안 보이고 소리만 방 안에 가득했다면, 아직 윤곽이 안 잡힌 소식이 오는 중이라는 풀이로 읽어 왔다. 위에서 본 대로 이 소리는 수컷 몫이고 내는 기간도 길지 않으니, 이 꿈자리는 오래 이어질 일보다 곧 형태가 잡힐 일에 걸린다. 소리 자체가 마음에 오래 남는 꿈은 종소리 꿈 쪽과 결이 이어진다.
매미 잡는 꿈
잡아서 손에 쥔 데까지 갔다면 기다리던 것이 손에 들어오는 길몽 쪽으로 본다. 다만 쥐고 나서 어떻게 했는지가 더 크게 걸린다. 놓아준 꿈이면 손을 뗀 것이 옳았다는 결이고, 쥔 채로 깼다면 지금 붙들고 있는 일에 마무리를 붙일 때라는 신호로 둔다. 어릴 적 매미채를 들던 기억이 그대로 나온 밤이라면 낮의 잔재가 섞인 꿈자리이니 오늘까지 곱씹지 않으셔도 된다.
매미가 몸에 붙는 꿈
손등이나 옷깃에 붙던 꿈이다. 벌레가 몸에 붙는 장면은 대개 놀라서 깨는데, 이 벌레는 사람을 물지도 쏘지도 않는다. 옛 해몽으로는 나에게 직접 걸리는 일이 하나 생긴다는 징조로 읽었고, 그 일을 길흉으로 미리 나누지는 않았다. 쏘이는 장면이 함께 있었다면 그 대목은 이 벌레의 결을 벗어나 벌 꿈 쪽으로 넘어간다.
매미 허물 꿈
나무에 붙은 빈 껍질만 보고 온 꿈이다. 위에서 본 대로 옛사람이 이 껍질에 선태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 두었으니, 버려진 것을 본 대목으로 읽을 꿈자리가 아니다. 끝난 일이 제 흔적을 남겨 둔 자리이고, 그 흔적을 오늘 다시 만질 까닭은 없다고 둔다. 껍질을 벗고 다른 몸이 되는 꿈 풀이는 누에 꿈과 나비 꿈에서도 같은 물음이 나온다.
죽은 매미 꿈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굳어 있던 꿈이다. 무겁게 받기 쉬운 꿈인데, 이 벌레가 어른벌레로 지내는 기간은 원래 한 달 남짓이다. 제 몫의 날을 다 채운 것을 본 그림이다. 전해오는 풀이도 이 대목을 잘못됨의 표시로 두지는 않았다. 다만 요즘 마음이 유난히 가라앉아 있다면 그 가라앉음을 먼저 살피시는 편이 낫고, 오래 이어진다면 가까운 사람이나 전문가와 한 번 이야기해 보셔도 좋다.
매미 꿈, 오늘 아침의 정리
이 꿈을 어디에 걸어 둘지 보이실 것이다. 시끄럽고 금세 끝나는 것으로 접어 두었던 마음을, 이 벌레가 땅 밑에서 지낸 몫까지 풀어 늘려 잡으시면 된다. 옛 살림이 손을 얹은 데가 거기였다.
오늘 하루 하나만 권한다. 결과가 오늘 안에 안 보일 일을 하나 골라 시작만 해 두시라. 다 못 해도 된다. 씨앗 하나 심어 두듯 오늘은 시작한 자리만 만들어 두면 되고, 나머지는 시간이 맡는다. 땅속에 있던 동안에도 그 벌레는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간밤 그 소리는 오늘까지 들고 다닐 것이 못 된다. 매미가 지나간 나무에는 마른 껍질 하나가 남을 뿐이다. 오늘 아침 손에 남는 것도 그쯤이면 넉넉하다.
30초로 다시 보기
✅ 굼벵이와 선태 — 우는 몸의 앞과 뒤에 붙은 두 이름
✅ 허물만 본 꿈 · 벗는 중이던 꿈 · 기어 올라오던 꿈 — 순하게 읽어 온 세 가지
⚠️ 울다가 뚝 그치던 꿈 — 서늘하게 남지만, 그 멎음에는 정해진 철이 있다
✅ 다섯 덕의 마지막이 붙든 것 — 나올 철과 물러날 철을 지킨 일

매미 꿈 해몽에서 자주 갈라 묻는 것들
매미가 태몽으로도 나오나요
매미 꿈을 태몽으로 전해 들었다는 이야기는 더러 있다. 다만 옛 태몽 기록에서 이 벌레가 따로 한 항목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아, 태몽 여부를 이 하나로 정하기는 어렵다. 재미로 두시고 실제 확인은 병원에서 하시는 편이 낫다. 태몽 쪽 풀이는 따로 모아 두었으니 그쪽을 같이 보셔도 된다.
창밖에서 실제로 매미가 울던 밤이었다면 꿈으로 안 봐도 되나요
자면서 들린 소리가 꿈에 섞여 들어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꿈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소리는 재료였고, 그 재료를 어떤 장면으로 만들었는지는 자는 사람 쪽에서 나온다. 그러니 소리의 출처보다 어떤 꿈자리가 남았는지를 보시면 된다.
굼벵이만 나오고 매미는 안 나온 꿈은 어떻게 보나요
같은 몸의 다른 때를 본 것이라 이 글의 결로 이어 읽으셔도 된다. 다만 땅속에서 움직이는 것을 본 장면 자체가 마음에 크게 남았다면 지렁이 꿈 쪽 풀이가 더 가까울 수 있으니 두 쪽을 같이 보시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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