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꿈, 길하게 읽되 갈리는 자리는 나무에 있다
간밤에 대추 꿈을 꾸셨다면 우선 마음을 놓으셔도 된다. 민간에 전해오는 해몽에서 이 열매는 대체로 길몽에 든다. 자손과 묶어 새기는 결도 오래됐다.
그 말이 근거 없이 도는 것도 아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추」 항목은 이 열매를 관혼상제 음식에 빠지지 않는 과실로 적어 두고, 혼인식 날 시어머니가 폐백상에서 대추를 집어 새 며느리의 치마폭에 던져 주던 풍속을 함께 옮겨 놓았다. 그 대목에 「대추는 남자아이를 상징하여」라는 구절이 그대로 들어 있다.
다만 같은 사전의 「대추나무」 항목을 열면 한 겹이 더 나온다. 거기 실린 것은 손질이다. 그 열매를 달게 하려고 사람이 나무에 하던 일이다. 대추 꿈 해몽이 여기서 갈린다. 간밤 그 대추가 아직 나무에 달려 있었는지, 이미 내 손에 건너와 있었는지다.
목차
대추 꿈 해몽의 갈림은 단옷날 정오에 하던 일에서 나온다
「대추나무」 항목은 이 나무를 갈매나무과의 낙엽교목으로 정의한 뒤, 열매를 많이 맺게 하려고 오월 단옷날 정오에 하던 일을 함께 실었다. 이름이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다. 하는 법은 소박하다. 줄기가 둘로 갈라진 곳에 돌을 끼워 주거나, 도끼나 낫으로 줄기를 이리저리 쳐서 상처를 주는 것이다.
더 눈에 걸리는 것은 사전이 그 까닭까지 붙여 두었다는 데 있다. 줄기에 상처가 나면 뿌리에서 올라오던 질소가 그 자리에서 막히고, 잎에서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내려가기 어려워진다. 그렇게 탄질소율이 높아져 열매가 많이 맺힌다고 항목은 설명한다. 사전은 이 일을 손으로 하는 일로 적어 두었다.

이 두 항목이 적어 둔 것은 여기까지다. 열매의 쓰임과 나무를 다루던 손질, 그리고 이 나무를 두고 쓰던 옛말 몇 마디까지다. 이 글이 사전에 기대는 데는 그 손질 한 대목이다. 꿈 해몽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이 글의 말이다.
전해오는 풀이가 세는 것은 알의 수다. 사전이 이 나무 아래 옮겨 놓은 것은 사람이 한 손질이다. 이 글은 앞엣것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되, 갈림은 뒤엣것에서 잡는다.
현대 심리로 보면 먼저 움직이는 것은 세는 손이다
대추가 나온 밤에 사람이 하는 일은 대개 정해져 있다. 몇 알이었는지를 떠올린다. 좋은 일을 헤아려 적는 일 자체는 심리학이 여러 번 다뤘다. Emmons & McCullough, 「Counting blessings versus burde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4권, 2003, 377~389쪽은 한 주에 있었던 고마운 일을 적게 한 집단이 그러지 않은 집단보다 기분과 몸 상태를 낫게 보고했다.
다만 이 계열의 결과가 늘 크게 나오지는 않았다. Davis 외, 「Thankful for the little things」,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2016은 여러 연구를 모아 그 효과가 크지 않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두 연구 모두 꿈을 다룬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가져올 것은 세는 행위가 마음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는지 한 가지다.
대추 꿈, 간밤 그 대추는 어디에 있었나
아래 칸은 이 글이 나눈 것이다. 사전이 꿈자리를 이렇게 갈라 적어 둔 것은 아니니, 자기 밤과 가까운 칸만 짚어 읽으시면 된다.
나무에 달려 있던 밤. 붉게 익어 가지에 달려 있었다면 익는 동안이 남아 있다는 뜻으로 읽는다. 아직 푸르렀다면 꽃 꿈과 비슷하게 시기를 앞당겨 읽지 않는 편이 낫다. 가지가 휘도록 많이 달려 있었다면 옛 결에서는 길몽으로 봤다. 바람에 흔들리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았다면 흔들림보다 아직 붙어 있다는 데 무게를 둔다.
내 손이나 그릇에 있던 밤. 내가 따서 쥐었다면 일이 내 몫으로 넘어왔다는 뜻이다. 남이 건네주었다면 건넨 사람이 누구였는지가 같이 따라온다. 한 알만 있었다면 수가 적다고 흉으로 새기지 않는다. 자루나 그릇에 담겨 있었다면 밤 꿈처럼 갈무리하는 결로 본다.
없거나 상해 있던 밤. 나무만 서 있고 열매가 하나도 없던 꿈자리는 서늘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사전은 열매가 시원찮은 나무 앞에서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까지 싣고 있다. 그 해에 사람은 나무를 탓하지 않고 줄기에 손을 댔다. 떨어져 흙에 뒹굴었다면 아직 못 주웠을 뿐이고, 벌레 먹거나 쭈그러져 있었다면 감 꿈과 같이 상태를 먼저 본다. 따려는데 손이 닿지 않았다면 아직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새긴다.
옛 결과 오늘의 마음, 두 갈래로
옛 결 — 관혼상제 상에 빠지지 않던 과실이고, 폐백에서는 새사람의 치마폭으로 건너가던 것이다.
오늘의 마음 — 알의 수를 세는 손이 먼저 움직인다. 세는 일은 마음을 한쪽으로 몰아 준다.
대추 태몽부터 대추 먹는 꿈까지
대추 태몽은 아들 꿈일까
대추를 남자아이와 묶는 말은 사전의 폐백 대목에 실제로 실려 있다. 다만 그 대목은 혼례 풍속을 적은 것이고, 태아의 성별을 가려 준다고 적힌 대목은 아니다. 태몽은 재미로 두시고, 실제 확인은 병원에서 하시는 편이 마음 편하다.
대추 따는 꿈
손을 뻗어 딴 꿈은 대체로 길하게 읽는다. 딴 뒤에 어디에 두었는지까지 기억난다면 그 장면을 더 크게 본다. 따다 말고 깼어도 흉몽으로 뒤집지 않는다.
대추 먹는 꿈
먹은 꿈은 들어온 것을 제 것으로 삼는 결이라 해몽도 너그럽다. 단맛이 돌았는지, 씨가 걸렸는지가 갈린다. 씨가 걸린 꿈이라면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하나 있다는 정도로 새긴다.
대추 받는 꿈
받은 꿈은 건넨 사람이 이 꿈자리의 절반이다. 아는 사람이었다면 요 며칠 그 사람과 오간 일을 먼저 떠올리시면 된다. 몇 알을 받았는지는 그다음이다.
몇 알이 열렸나를 세던 마음은, 그 나무 앞에서 사람이 하던 손질 한 가지 쪽으로 줄여 두셔도 된다. 옛사람이 단옷날 정오에 한 일도 딱 하나였다. 갈라진 데에 돌 하나를 끼우는 것.

대추 꿈을 꾼 오늘, 하나만 남겨 두시면 된다
오늘 안에 끝내려던 일이 하나쯤 있으실 것이다. 그 일을 다 끝내려 들지 마시고, 내일 손댈 데를 한 줄만 남겨 두시면 된다. 오늘 못 한 것이 내일의 몫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 달라지는 것은 그 하나다.
사전은 이 나무의 이름을 단단함에도 붙여 두었다. 어려운 일에 잘 견디는 사람을 두고 대추나무 방망이라 불렀다. 간밤 꿈이 어느 칸에 들었든, 그 말을 들을 만한 사람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
대추 꿈 해몽, 나무 아래에서 더 묻는 것
같은 대추 꿈을 여러 밤 꾸면 다르게 읽나요
되풀이된다고 뜻이 세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되풀이되는 동안 장면이 조금씩 달라졌다면 그 달라진 데를 먼저 보시면 됩니다. 첫 밤보다 마지막 밤이 또렷한 경우도 있으니 그쪽을 잡으셔도 됩니다.
대추와 밤이 함께 나온 꿈은 어떻게 보나요
둘 다 상에 오르던 열매라 같은 결로 묶어 읽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굳이 갈라 보고 싶으시면 잠에서 깬 뒤 먼저 떠오른 열매를 기준으로 잡으시면 됩니다.
낮잠에 꾼 대추 꿈도 해몽하나요
때를 갈라 읽는 풀이도 있고 가리지 않는 풀이도 있습니다. 기억나는 만큼으로 읽으시면 충분합니다. 낮잠 꿈이라 값이 깎인다고 새길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