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상: 발 모양으로 흉을 점친 옛 기록을 찾지 못했다
족상은 발 모양을 보고 운을 읽는다는 말이다. 먼저 답부터 드리면, 흉을 점치는 쪽으로는 받칠 기록이 얇다. 발바닥 점이 재물을 부른다는 말, 둘째 발가락이 엄지를 넘으면 고생한다는 말, 발이 커야 복이 있다는 말이 흔히 돌아다니는데, 세 가지 모두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1차 기록을 찾지 못했다.
반대로 확인되는 기록은 좋은 모양을 모아 둔 목록이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삼십이상 팔십종호」 항목에 발에 관한 상이 넷 있고, 전부 평평하고 두텁고 부드럽다는 자질로 꼽혔다. 흉으로 가르는 항목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족상을 검색하다 마음이 내려앉았다면, 그 무게는 기록에서 온 것이 아니다.
목차
족상을 거슬러 가면 부처의 서른두 모습이 먼저 걸린다
「삼십이상 팔십종호」는 부처의 형상을 표현한 서른두 가지 모습과 여든 가지 특징을 가리키는 불교용어다. 강희정이 2016년에 집필하고 2022년에 고쳤다. 옛 책을 바로 옮긴 글은 아니다. 현대 연구자가 정리한 사전 항목이고, 참고문헌으로 『대지도론』과 『보행왕정론』을 들었다.
이 항목에서 발이 나오는 상은 넷이다. 발바닥이 평평하여 지면에 골고루 닿는다는 족하안평립상, 발꿈치가 풍만하다는 족부만족상, 발바닥에 바퀴형 문양이 있다는 족하이륜상, 발등이 높고 두텁다는 족부고상이다. 손발이 유연하다는 수족유연상처럼 손과 발을 함께 묶은 상도 둘 있다.
여기까지가 항목에 실린 내용이다. 항목은 이 상들을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좋게 여긴 인체 특성을 모은 것으로 풀이한다. 그다음부터는 내가 붙이는 읽기다. 좋은 모양만 꼽은 목록이라면, 이 상은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려고 만든 잣대가 아니었다. 가장 온전한 몸을 그려 보이는 목록에서 발이 한 몫을 맡은 것이다.
그 발을 그림으로 옮긴 것도 조선 후기에 있었다. 「불족도」는 석가모니의 발자국을 형상화한 그림이고, 장충식이 1995년에 집필해 2024년에 고친 항목이다. 문양은 화문과 만자, 어형, 보검의 형상으로 표현됐다고 한다. 전북대학교 박물관의 1812년 모각본과 봉은사의 1857년 복각 목판본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항목은 그 문양을 읽어 길흉을 보는 서술을 달지 않았다. 같은 전거가 발을 두 번 다루면서 두 번 다 점괘를 내놓지 않았다면, 그 빈 곳을 이 글이 메울 이유도 없다.
발은 하루의 대부분을 신과 양말 안에서 지낸다. 남이 들여다볼 기회가 드문 몸이니, 거기 붙은 길흉 이야기가 전거 없이 불어난 것도 이상하지 않다.

내 발을 열 가지 모양으로 맞춰 보기
사전 항목에 그대로 올라 있는 모양이 넷이다. 평평한 발바닥은 족하안평립상이 가리키는 그 모양이다. 평발이라 마음에 걸렸던 사람이라면, 적어도 상에서는 흉이 아니다. 두툼한 발꿈치는 족부만족상, 높은 발등은 족부고상이다. 고르게 붙은 발가락도 손발이 유연하다는 항목과 닿는다.
목록에 없는 모양도 셋이다. 낮고 납작한 발등, 작고 통통한 발, 크고 긴 발이다. 다만 좋은 모양만 모은 목록이라서, 이름이 없는 발이 흉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말이 가장 많이 붙는 둘은 발바닥 가운데 점과 엄지보다 긴 둘째 발가락이다.
마지막 하나는 상보다 몸 자체의 신호다. 늘 차가운 발과 두꺼워진 발톱은 운을 가르는 모양으로 읽지 않는다. 불편이 이어지면 의원을 찾을 일이고, 발톱이 꿈에 나왔을 때의 풀이는 발톱 꿈 해몽에서, 신이 발에 맞지 않아 애를 먹은 장면은 신발 꿈 풀이에서 따로 다뤘다.
확인한 것과 찾지 못한 것
확인 하나. 발에 관한 상 넷이 좋은 모양으로 꼽혀 있다(「삼십이상 팔십종호」).
확인 둘. 그 발을 그림으로 옮긴 판본이 조선 후기 것으로 남아 있다(「불족도」).
찾지 못함. 발바닥 점과 발가락 길이, 발 크기로 길흉을 가른 1차 기록.
족상을 두고 많이 묻는 세 가지 말
발바닥에 점이 있으면 재물이라는 말
이 말은 몸에 난 점을 길흉으로 읽는 더 큰 이야기에서 떨어져 나온 듯하다. 다만 발바닥의 점을 재물로 못 박은 기록은 이번에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점이 있다고 반가워할 일도, 없다고 아쉬워할 일도 없다.
둘째 발가락이 엄지보다 길면 팔자가 세다는 말
같은 발을 두고 두 말이 함께 돌아다닌다. 어떤 사람은 팔자가 세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활동이 좋아 일복이 많다고 한다. 어느 말도 출처를 내놓은 적이 없고, 발가락 길이는 사람마다 타고나는 치수일 뿐이다.

발이 커야 복이 있다는 말
신을 손으로 지어 신던 시절에는 크고 튼튼한 발이 오래 일하는 몸으로 보였을 만하다. 그렇게 보면 이 말이 비추는 것은 발의 상이 아니다. 그때의 살림이다. 이 한 문장은 전승이 짚어 준 바가 없으니 내 해석으로 읽어 주시면 된다.
족상을 어떻게 보면 되나
발 모양이 걱정돼서 찾아왔다면, 사전 항목이 꼽은 발은 전부 좋은 모양이었다. 남이 내 발을 두고 한마디 했다면, 그 말의 출처를 물어보면 대개 거기서 멈춘다. 발이 아프거나 모양이 달라졌다면 상 이야기가 아니다. 의원을 먼저 찾으면 된다.
작은 발에는 복스럽다는 말이 붙고, 큰 발에는 복이 크다는 말이 붙는다. 반대되는 두 말이 나란히 살아남았다는 것은, 발이 그만큼 많은 것을 알려 준다는 뜻이 아니다. 발을 두고 말한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신을 벗는 시간은 하루에 한 번은 온다. 그때 발은 누가 읽어야 할 무엇이 아니다. 그냥 쉬는 몸이다.
족상에서 흉을 말하는 말들은 전거 없이 돌아다니고, 확인되는 기록은 좋은 모양만 꼽았다. 발 하나로 사람의 앞일이 정해진다는 문장은 이 글이 연 두 항목 모두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