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궁합 대표 이미지

이름궁합: 획수보다 소리가 먼저이고 고칠 일은 아니다

이름궁합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획수다. 두 사람 이름의 획을 세어 수를 맞춰 본다는 풀이다. 그런데 좋은 이름의 조건으로 사전이 맨 앞에 적어 둔 것은 소리였다. 발음이 분명한가, 부르는 느낌이 밝은가 어두운가를 먼저 본다.

많이 들어오는 물음 셋에 먼저 답해 둔다. 궁합이 흉하게 나왔다면, 그것으로 두 사람 사이가 정해지지는 않는다. 한글 이름이라 획이 세어지지 않는다면 소리 풀이로 보면 된다. 궁합 때문에 이름을 고치는 일은 서둘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사전조차 이름이 운세를 좌우한다는 믿음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에 붓으로 그은 획들이 흩어져 있다
붓으로 그은 획. 글자는 이 획이 정해진 수만큼 모여 이룬다
목차읽는 데 약 6분

이름궁합에 오행이 들어온 곳은 원래 궁합이 아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항렬」 항목(최홍기 집필, 1995년 집필에 2023년 11월 수정)은 항렬을 친족집단 안에서 계보상의 세대 관계를 뜻하는 말로 적는다. 세대 관계를 쉽게 알아보게 하려고 같은 세대가 이름 글자 하나를 함께 썼고, 그 글자를 항렬자라 불렀다. 족보 첫머리에 앞으로 쓸 항렬자를 미리 밝혀 두는 집이 많았다.

항렬자를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같은 항목에 적혀 있다. 오행인 금·수·목·화·토, 십간인 갑에서 계까지, 일에서 구까지의 수, 오상인 인·의·예·지·신에서 가져왔고, 오행의 차례대로 세대마다 하나씩 쓰다가 한 바퀴를 돌면 되풀이했다. 조상의 이름에 쓰인 글자는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고, 두 글자 이름은 세대마다 항렬자의 앞뒤를 바꾸어 썼다.

그러니 이름에 오행이 들어온 관행은 실재한다. 그 용도가 두 사람의 궁합을 재는 것이었다는 말은 이 항목에 없다. 오행은 몇 번째 세대인지 알아보게 하는 표지로 쓰였고, 그래서 같은 집안 사촌끼리 이름 한 글자가 겹치는 것도 이 전통에서 왔다. 널리 퍼진 「이름에 오행이 들어가니 궁합도 오행으로 맞춘다」는 설명은 앞 절반만 사전의 풀이와 맞는다.

한 가지 더 솔직히 적어 둔다. 같은 사전의 「이름」 항목은 항렬자가 오행의 상생 순서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적는데, 「항렬」 항목은 금·수·목·화·토라는 차례만 나열하고 그것이 상생 순서라고 못 박지는 않는다. 두 항목의 말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이 글의 풀이도 거기까지만 적는다. 다섯 기운이 서로 돕고 누르는 흐름 자체는 오행 성격을 다룬 글이 따로 풀어 두었다.

이름궁합을 따지기 전에, 사전이 적어 둔 조건 넷

같은 사전의 「이름」 항목(김종택 집필, 1995년 집필에 2024년 10월 수정)은 이름을 다른 것과 구별하려고 붙여 부르는 기호로 정의한다. 이름이 지나온 옛 자취도 짧게 적는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대체로 성이 없이 고유어 이름을 썼고, 통일신라 지배층부터 중국식 성명이 들어왔으며, 조선에서 남자 이름이 한자식으로 확립된 뒤에도 여성과 노비는 고유어식 아명을 주로 썼다. 일제강점기의 창씨개명은 1946년 조선성명복구령으로 되돌려졌다.

이 항목이 좋은 이름의 조건으로 든 것은 넷이고, 길흉이나 운세를 따지는 조항은 그 안에 없다. 발음이 분명할 것, 모음의 밝고 어두운 느낌 같은 음성상징이 맞을 것, 뜻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한자를 피할 것, 글자의 시각적 균형이 잡힐 것. 넷 가운데 둘이 소리에 관한 조건이고, 획수를 세어 길흉을 맞추라는 말은 들어 있지 않다.

그리고 같은 항목에는 이 글이 숨기고 싶지 않은 문장이 하나 더 있다. 사주팔자나 관상처럼 이름이 운세를 좌우한다는 믿음이 있지만 그것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다고, 집필자가 직접 적어 두었다. 전거가 자기 소재를 의심한 문장이니 풀이에 그대로 옮긴다. 두 항목이 적어 둔 것 가운데 두 이름의 궁합을 재는 풀이법은 들어 있지 않다. 이 글이 사전에서 받아 오는 것은 두 가지, 이름을 짓던 조건 넷과 항렬자의 차례다.

획수와 소리, 이름궁합이 보는 두 가지

사전이 적어 둔 것은 여기까지다. 다음 두 가지는 이 글이 사전 뒤에 이어 붙인 풀이이고, 이 둘을 흔히 성명학이라 부른다.

첫째는 획으로 보는 풀이다. 이름 글자의 획을 세어 수를 합치고, 그 수끼리 어울리는 사이인지 본다. 획은 한자를 기준으로 세므로 한글로만 지은 이름이나 외자 이름에는 그대로 대지 못한다는 한계가 따라온다. 둘째는 소리로 보는 풀이다. 자음을 다섯 기운에 배당해 이어 부르는 느낌을 보는데, 이것을 음령오행이라 부른다. 사전이 적어 둔 조건 둘과 결이 같다. 부르기 좋은가, 부르는 느낌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는가.

두 해석 가운데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고 전해 오는 옛 기록은 없다. 그래서 이 글은 사전이 먼저 적어 둔 소리를 앞세운다. 두 사람을 띠로 맞추거나 여덟 글자를 다 펼쳐 맞추는 사주 풀이법은 이 글이 다루지 않는다. 그 순서는 궁합 보는 법을 다룬 글에 사주 풀이까지 정리돼 있고, 띠와 그해가 맺는 관계는 열두 띠 신년운세 글에 있다.

색이 다른 실패 다섯이 나란히 놓여 있다
색이 다른 다섯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이름궁합이 다르게 읽히는 다섯 경우

이름궁합이 나쁘게 나왔을 때

나쁘게 나왔다는 궁합 하나로 사람 사이에 금이 가지는 않는다. 사전이 이름과 운세의 연결을 두고 이미 한 단계 낮춰 적어 두었고, 풀이를 내준 곳마다 따지는 법도 다르다. 걸릴 만한 구석이 있다면 소리 조건부터 보시면 된다. 마음이 먼저 놓인다.

한글 이름이라 획이 세어지지 않을 때

한글 이름에는 셀 획이 없으니 수리로 맞추는 풀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때는 사전이 적어 둔 네 조건을 그대로 쓰는 것이 낫다. 발음이 분명한지, 두 이름을 이어 불렀을 때 느낌이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는지, 그 둘만 봐도 답이 선다.

이름궁합 결과가 보는 곳마다 다를 때

흔한 일이고, 전통 해석이 하나로 굳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획을 세는 기준도 자음을 기운에 배당하는 풀이법도 하나로 정해져 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숫자가 서로 어긋났다면 그 숫자를 평균 내지 마시고, 네 조건으로 돌아가 다시 보시면 된다.

아이 이름을 두 사람 이름과 맞춰 보고 싶을 때

아이 이름을 짓는 법에서 먼저 보는 것은 항렬자다. 항렬자가 있는 집이면 글자 하나가 이미 정해져 있으니, 고를 수 있는 것은 남은 한 글자다. 그 한 글자를 아버지와 어머니 이름 끝소리에 이어 불러 보면 금방 걸러진다. 뜻을 먼저 고르고 소리를 나중에 맞추면 뒤집기가 어려워진다.

이름을 고치는 것이 답인지 묻고 싶을 때

개명은 이름궁합 때문에 하는 일로 보기에는 품이 크다. 사전이 전하는 관행에서도 이름을 바꾼 계기는 궁합보다 제도의 변화에 있었고, 1946년의 복구령이 그 예다. 부르기 어려워 늘 틀리게 불린다면 그것은 궁합과 상관없이 따로 생각해 볼 만한 사정이다.

이름이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연구 하나

현대 심리에서도 이름을 두고 쌓인 보고가 있다. Jones, Pelham, Carvallo & Mirenberg,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J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04. 자기 이름과 글자가 겹치는 상대에게 더 끌리는 경향이 관찰된다는 보고이고, 연구자들은 이것을 암묵적 자기애라고 불렀다. 명리에서 쓰는 말은 아니지만, 이름이 사람을 고르는 데까지 따라온다는 뜻이다.

이 보고가 말해 주는 범위를 넘겨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짝이 맞고 어떤 짝이 안 맞는지를 가려 준 연구가 아니고, 이름이 끌림에 끼어드는 몫이 있다는 관찰까지다. 전통 풀이와 현대 심리 보고가 겹치는 구석이 있다면 하나뿐이다. 두 해석 모두 뜻보다 소리와 글자가 먼저 작동한다고 본다.

이름궁합, 내 경우는 어디에 드는가

두 이름을 앞에 놓고 궁합을 묻는 사정은 열여섯 가지로 모였다. 소리에서 걸리는 것, 글자에서 걸리는 것, 사람 사이에서 걸리는 것으로 나눠 적는다.

소리로 걸리는 경우. 두 이름을 이어 부를 때 발음이 턱턱 걸린다면 조건 하나가 어긋난 궁합이다. 첫소리가 같아 운율처럼 들린다면 부르기 쉬워 걸릴 것이 없다. 받침이 겹쳐 끝이 뭉개진다면 부를 때마다 조금씩 피곤해지니 소리 풀이에서 먼저 걸린다. 한 이름은 밝은 모음, 한 이름은 어두운 모음이라면 음성상징이 엇갈린 상태이고 길흉으로 읽을 것은 아니다. 두 항목에도 그런 조항은 없다. 둘 다 같은 자음으로 시작한다면 부르는 느낌이 단조로워지니 끝소리를 함께 본다. 이름보다 별명이 먼저 불린다면 따져 볼 대상이 애초에 비켜 간다.

글자로 걸리는 경우. 한 사람만 한자 이름이 없다면 수리로는 맞출 수 없고 소리 풀이로 넘어가야 한다. 두 이름에 같은 글자가 들어 있다면 위의 연구가 말한 그 겹침과 같은 경우다. 항렬자가 들어 글자 하나가 고정돼 있다면 손댈 수 있는 것이 한 글자다. 이름이 석 자가 아닌 외자나 넉 자라면 수를 합치는 법부터 달라진다. 개명해서 이름이 둘이라면 지금 불리는 이름으로 본다. 성이 같다면 수가 겹쳐 궁합이 세게 나오기 쉬우니 숫자를 덜 믿는 것이 낫다.

사람 사이에서 걸리는 경우. 상대 이름을 자꾸 틀리게 부른다면 소리 조건을 손볼 실마리가 거기 있다. 이름 대신 호칭으로만 부르고 지낸다면 궁합을 따져 볼 재료가 적다. 궁합이 나쁘게 나와 마음이 내려앉았다면 사전의 그 한 문장을 떠올리시면 된다. 아이 이름을 두 이름과 맞춰 보려 한다면 위의 네 번째 경우로 가시면 된다.

이름궁합, 두 줄 정리

사전이 적어 둔 조건 넷 가운데 둘이 소리에 관한 것이고, 획수로 길흉을 맞추라는 말은 없었다. 오행이 이름에 들어온 것은 세대를 표시하려던 쓰임이었으니, 결과가 흉하게 나왔다 해도 이름을 고칠 근거로 삼기에는 약하다.

두 이름을 소리 내어 나란히 불러 보시면 된다. 세 번 불러 발음이 걸리지 않으면 사전이 적어 둔 조건 하나는 이미 지난 것이다. 걸린다면 어디가 걸리는지만 다시 들어 보시면 된다. 글자를 고치지 않고 부르는 법만 바꿔도 풀리는 경우가 많다.

이름은 평생 남이 더 많이 부른다. 궁합이 어떻게 나왔든, 그 이름을 오래 불러 온 사람들이 이미 답을 내고 있는 중이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