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꿈 해몽: 길몽이고 나설 채비를 알리는 꿈이다
화장하는 꿈은 길몽에 든다. 전해오는 풀이는 이 꿈을 숨기려는 마음보다 나설 일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읽었다. 많이 묻는 장면부터 먼저 답하면, 거울 앞에서 차분히 화장한 꿈은 사람을 만나거나 평가를 받을 일이 다가온 것으로 보고, 화장이 번지거나 지워진 꿈은 흉조로 치지 않으며 채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남이 내 얼굴을 매만져 준 꿈은 도와줄 사람이 붙는 신호로 풀이해 왔다.
목차
옛 풀이가 화장하는 꿈을 둔 곳
민간에 전해오는 전통 해몽에서 단장하는 장면은 손님과 좋은 소식 곁에 놓여 있었다. 얼굴을 매만지는 일은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를 맞을 때 하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꿈은 좋은 소식이 들어올 자리를 미리 마련하는 그림으로 읽혔다.
거울도 없이 서둘러 바른 장면이었다면 풀이가 조금 달라진다. 그런 꿈은 준비가 모자란 채 어디론가 떠밀려 나가는 마음을 비춘다고 봤다. 흉몽으로 세우는 전승은 찾기 어려우니, 속도를 한 번 늦추라는 신호로 받으면 된다. 바르는 장면보다 씻어 내는 장면이 길었다면 목욕하는 꿈 쪽 풀이가 더 가깝다.
사전에 적힌 단장의 내력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화장을 “연지·분 등을 바르고 매만져 얼굴을 곱게 꾸미는 치장행위”로 적는다. 같은 항목은 정월 초하루의 풍속으로 “정월 초하루에는 부인 및 소녀가 새옷을 입고 곱게 화장하는 세장(歲粧)을 한다”를 든다. 단장이 새 옷과 나란히 놓이는 일이었다는 뜻이다.
재료 쪽 서술도 같은 데를 가리킨다. 이 사전은 백분을 두고 “분(粉)자가 쌀[米]의 가루[分]를 의미하는 바와 같이 쌀·서속 등 곡식의 분말”이라 적었고, 연지는 “홍화(紅花:잇꽃)로 만든 것이었다”고 덧붙인다. 곡식과 꽃잎을 빻아 만들던 물건이니 아껴 가며 쓸 수밖에 없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 물건들이 통째로 주인공이 되는 소설도 나왔다. 사전이 전하는 『여용국전』의 줄거리에서 연지와 분은 태부와 소부라는 벼슬을 받은 신하이고, 빗과 참빗은 전장군과 후장군으로 나서 이를 잡으며, 족집게도 잡털을 잡는 신하로 등장한다. 빗 하나를 두고 옛사람이 무엇을 보았는지는 빗 꿈 해몽에서 따로 풀었다.
거울도 동원청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황제의 얼굴이나 의관이 바르지 않으면 간언하는 신하 노릇을 맡는다. 꿈에 거울이 나왔을 때 무엇을 먼저 보는지는 거울 꿈 해몽에서 다뤘다. 사전은 이 소설의 뜻을 “신하들의 도움을 받아 치세에 부지런히 힘쓰면 나라가 태평하지만 안일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풍유하고”라고 적는다.
얼굴을 돌보는 손이 나라를 돌보는 손에 겹쳐 놓인 그림이다. 다만 이 사전의 화장 항목에도 소설 항목에도 꿈과 해몽을 다룬 줄은 없다. 길몽이라는 판정은 전해오는 해몽에서 온 것이고, 전거가 보태 주는 것은 단장이 어떤 일로 적혀 있었는가 하는 대목이다.
화장하는 꿈, 장면마다 달라지는 것
지난밤 장면을 하나씩 짚어 보면 읽기가 좁혀진다. 분을 바르다 말았다, 입술만 발랐다, 눈 둘레를 짙게 그렸다, 아주 옅게만 했다, 평소 쓰지 않던 색을 올렸다, 화장품을 찾아 한참 뒤적였다, 다 하고 나서 마음에 들지 않아 손으로 지웠다, 거울 없이 더듬어 발랐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했다, 다 하고 곧바로 어디론가 나섰다. 앞의 다섯은 어디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뒤의 다섯은 그 채비가 어떤 속도로 굴러가는지를 보여 준다.
거울 앞에서 차분히 화장한 꿈
가장 흔하고 가장 반가운 길조다. 전해오는 풀이는 이 장면을 만날 사람과 나갈 데가 정해졌다는 신호로 읽었다. 발표나 오랜만의 모임처럼 남 앞에 설 일이 가까운 때 자주 나온다.
화장이 번지거나 지워진 꿈
깨고 나서 제일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지만 흉몽으로 세우는 전승은 드물다. 번졌다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고, 옛 풀이도 이런 장면을 손을 한 번 더 보라는 신호로 받았다. 준비가 덜 된 일이 떠오른다면 그 일부터 챙기면 된다.
남이 내 얼굴을 매만져 준 꿈
혼자 하는 장면보다 길몽으로 더 후하게 읽혔다. 손을 보태 주는 사람이 있다는 그림이어서, 도움이나 추천이 들어올 신호로 봤다. 매만져 준 사람이 아는 얼굴이었다면 그 사람 둘레의 일부터 떠올려 보면 된다.
화장하는 꿈, 지울 수 있는 손질이다
현대 심리에서 보면 이 꿈은 남 앞에 설 때의 나를 어떻게 꾸릴지 고르는 장면이다. 사람이 상황마다 내보일 모습을 고른다고 본 자기제시 개념이 그 장면을 설명한다(Goffman, 『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 1959). 꿈이 그 순간을 비췄다면 지금 마음을 쓰고 있는 나갈 일이 하나 있다는 말이다.
나갈 일이 잡혀 있다면 그 자리에 들고 갈 것을 미리 챙기는 편이 마음을 눅인다. 꿈에 나온 화장에는 다른 채비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올린 것을 그날 저녁에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꿈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가리키기는 어렵다.
꿈에서 손이 먼저 간 데가 눈이었는지 입술이었는지, 거울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다 하고 문을 나섰는지 그 앞에서 깼는지. 셋 중 하나만 떠올려도 이 꿈이 어느 채비를 가리켰는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