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꿈은 엉킨 데를 흠으로 보지 않는다
간밤 꿈에 빗이 하나 나왔다면 먼저 떠올려 볼 것이 있다. 그 빗은 살이 성긴 것이었나, 촘촘한 것이었나. 마당을 쓰는 비도 창밖에 내리던 비도 아닌, 손에 쥐고 머리를 빗던 그 빗 말이다. 빗 꿈은 대체로 매무새를 고르는 자리로 읽는 풀이가 전해온다. 다만 해몽이 갈리는 데는 머리가 얼마나 엉켰느냐보다 손에 들린 물건 쪽에 가깝다.
사전을 펴 보면 까닭이 금방 나온다. 옛 살림에서 빗은 한 자루로 적혀 있지 않다. 그 한 가지가 이 꿈을 읽는 순서를 통째로 바꾼다.
목차
빗 꿈은 어느 살로 빗었는지부터 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빗을 「머리털을 가지런히 빗어 내리는 데 사용되는 도구」로 적어 두었다(민백 「빗」, 강순제). 그런데 같은 항목이 곧바로 종류를 갈라 놓는다. 살이 성긴 큰 빗이 얼레빗이고, 「한쪽은 성기고 한쪽은 빽빽한」 물건에는 음양소라는 이름이 따로 있었다.
촘촘한 쪽은 이름부터 다르다. 참빗은 「빗살을 아주 가늘고 촘촘하게 만든 빗」인데, 사전이 적은 쓰임이 눈에 걸린다. 「머리를 대강 정리한 뒤 머리카락을 보다 가지런히 하기 위하여」 쓰고, 「때로는 머리카락의 때·비듬 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쓴다고 되어 있다(민백 「참빗」, 홍나영).
여기서 굳이 상징을 끌어올 것도 없다. 사전이 도구를 둘로 갈라 둔 것 자체가 순서다. 대강 푸는 일이 먼저 있고 곱게 고르는 일이 그다음에 있다. 두 일을 한 자루로 해치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엉킨 데가 있었다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꿈에서 빗이 안 나가고 걸렸다면 그 장면이 제일 오래 남는다. 그런데 엉킴을 흉몽 쪽으로 몰기 전에 앞 문단을 한 번 더 보면 좋겠다. 성긴 빗이 따로 있었다는 것은 머리가 엉키는 일이 그만큼 흔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드문 일이었다면 그 일만 맡는 물건에 이름까지 붙여 두지는 않았을 테니까.
조심할 데를 하나 꼽자면 순서 쪽이다. 엉킨 데를 만나자마자 촘촘한 살로 당기면 머리도 손도 고생한다. 사전이 「대강 정리한 뒤」라고 순서를 적어 둔 자리가 거기다. 꿈에서 답답했다면 솜씨 탓으로 돌릴 일은 아니고, 순서를 앞뒤로 바꿔 잡은 데에 가깝다.
빗 꿈 해몽에서 자주 갈리는 세 장면
머리 빗는 꿈
머리 빗는 꿈은 몸단장 자리로 읽는 풀이가 흔하다. 다만 눈여겨볼 대목은 빗이 어디까지 내려갔는가다. 끝까지 훑고 내려갔다면 정리가 끝나 가는 일로, 중간에서 멈췄다면 아직 첫 단계에 있는 일로 놓아 두면 무리가 없다.
빗이 부러지는 꿈
이 대목은 정직하게 적어 둔다. 부러진 빗 하나로 앞일을 못 박는 해몽은 위 두 항목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 없는 풀이를 지어 붙이는 대신 물건 쪽 사정을 보는 편이 낫다. 참빗은 가는 대나무 살을 촘촘히 박은 물건이라 힘주어 당길 만한 연장은 못 된다. 부러진 장면은 도구를 바꿀 자리로 읽어도 되고, 그만큼 손이 갔다는 표시로 읽어도 된다.
남의 머리를 빗겨 주는 꿈
남의 머리를 빗겨 주는 꿈은 손이 내 몸 밖으로 나간 장면이다. 요즘 마음으로 옮기면 누군가의 엉킨 일을 대신 풀어 주고 있는 자리다. 이때는 내가 어느 살을 잡았는지가 또렷한 단서가 된다. 성긴 살이었다면 아직 크게 훑는 중이고, 촘촘한 살이었다면 마무리를 맡고 있다.

간밤의 빗질은 어디에서 멈췄나
아래에서 제 장면을 골라 보면 된다. 딱 떨어지는 칸이 없으면 가까운 두 칸을 겹쳐 읽어도 괜찮다.
어느 살이었나. 살이 성긴 빗이었다면 지금 하는 일은 첫 단계에 있다. 살이 촘촘한 빗이었다면 큰 줄기는 이미 잡혀 있고 마무리만 남았다. 한쪽은 성기고 한쪽은 빽빽한 빗이었다면 두 단계를 혼자 다 쥐고 있다는 표시로 놓아 두면 된다. 어떤 빗인지 못 봤다면 그건 아직 도구를 고르기 전이라는 자리다.
어디에서 멈췄나. 엉킨 데에서 손이 멈췄다면 오늘 당장 풀 일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어 두자. 그 자리를 지나 끝까지 훑어 내렸다면 이미 지나온 고비가 있다는 이야기다. 빗을 대기만 하고 시작을 안 했다면 마음이 아직 채비 중이다.
누구 머리였나. 내 머리였다면 나를 두고 하는 정리이고, 남의 머리였다면 남의 일이 내 손에 들어와 있다는 신호다. 빗을 손에 들고 있기만 했다면 하려는 마음이 먼저 서 있는 자리다.
요즘 마음으로 보면 이 꿈이 잘 찾아오는 때가 따로 있는 듯도 하다. 풀리지 않은 일을 안고 잠들면 손이 무언가를 고르는 장면이 꿈자리에 들어오곤 한다. 옷매무새가 걸릴 때는 옷 꿈이, 머리 위에 얹는 것이 걸릴 때는 모자 꿈 해몽이 같은 결로 따라온다. 머리카락 자체가 주인공이었다면 머리카락 꿈 쪽 풀이가 더 맞다.
그래서 오늘 할 일은 하나로 줄여도 된다. 지금 목록에서 제일 엉킨 항목 하나를 골라 내일 칸으로 미뤄 적어 두는 것이다. 손을 놓자는 말이 아니라 성긴 빗 자리에 두자는 말이다. 그러고 나면 오늘 목록이 한 줄 짧아진다.
빗은 성긴 살과 촘촘한 살이 한 살림 안에 같이 있던 물건이다. 간밤에 어느 쪽을 잡았든 두 쪽 다 같은 머리를 두고 하던 일이었다.
빗 꿈 해몽에 자주 묻는 것들
같은 빗 꿈을 여러 날 이어 꿔도 되나
되풀이해서 꿨다면 해몽이 덜 나왔다는 뜻으로 볼 것 없다. 그 일이 아직 같은 자리에 있다는 표시로 보면 편하다. 손질이 여러 번 필요한 일도 살림에는 흔해서, 날짜를 세며 불안해할 대목은 아니다.
꿈에서 어떤 빗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도구가 기억나지 않으면 손의 감각을 떠올려 보면 된다. 잘 나갔는지 걸렸는지만 남아 있어도 위 칸을 고르기에는 넉넉하다. 못 본 것은 비워 두어도 해몽이 무너지지 않는다.
머리를 감는 꿈과 빗는 꿈은 다르게 보나
감는 쪽은 물이 주인공이고 빗는 쪽은 도구가 주인공이라 결이 다르다. 빗을 쥔 손이 내 손이었는지 남의 손이었는지를 먼저 보면 해몽이 빨리 좁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