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 꿈, 무섭게 남은 그 옛이야기가 원래 잔소리였다면?
빗자루 꿈을 꾸고 제일 먼저 떠오른 말이 「쓸려 나간다」였는지 묻고 싶다. 해몽 방향만 먼저 말하면, 흉몽 칸에 넣어 두고 하루를 무겁게 보낼 꿈자리는 아니다. 다만 사전을 들춰 보면 빗자루가 옛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올라선 조건은 쓸었느냐 말았느냐와 상관이 없었다.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하는 꿈이었다면 놀랐을 만하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실어 둔 사전은 바로 아래에 해설을 한 줄 붙여 두었고, 그 해설까지 읽고 나면 이야기의 결이 꽤 달라진다.
목차
옛 민담이 이 살림을 주인공으로 세운 조건은 손때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비를 「먼지나 쓰레기를 쓸어내는 데에 쓰이는 청소도구」로 적어 두었다. 만드는 재료가 여럿이다. 짚과 띠, 싸리와 수수, 소나무 뿌리털, 동물의 꼬리털, 칡의 청올치까지 들어간다. 쓰는 데에 따라 방비·마루비·마당비·부엌비로 갈렸고, 재료를 따라 장목수수비·댑싸리비·띠비·개꼬리비·청올치비·솔뿌리비 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 집 안에서도 마당에 나가는 것과 방에 두는 것이 서로 다른 살림이었다는 뜻이다.
같은 항목에 민속 대목이 한 줄 딸려 있다. 민담에는 부엌비가 도깨비로 변하는 내용이 많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사전은 그 밑에 왜 그런 이야기가 돌았는지 풀이를 달아 두었다. 부엌에서 비를 깔고 앉는 일을 경계시키려던 이야기라고 풀었다.
여기서 하나를 갈라 둔다. 앞의 민담은 전해 오던 이야기고, 뒤의 풀이는 그 이야기를 정리한 사람이 나중에 붙인 해설이다. 이 글은 둘을 이어 붙이지 않고 따로 적는다. 붙여 놓으면 민담이 처음부터 그 뜻을 노리고 지어진 것처럼 읽히는데, 이 글이 열람한 두 항목은 거기까지 이어 두지 않았다.
도깨비 항목으로 건너가면 조건이 더 또렷해진다. 밤길에 만난 도깨비를 칡덩굴로 묶어 두고 이튿날 가 보니 헌 빗자루 하나가 묶여 있더라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사전이 나란히 든 기물은 짚신·절굿공이·체·키·솥, 깨어진 그릇, 방석이다. 이것들을 한 줄로 묶어 준 말이 「사람의 손때가 묻은 것」이었다.
낡아서가 아니었다. 오래 쓰는 동안 사람 손이 배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 꿈에서 먼저 볼 데는 빗자루가 몇 해나 된 물건인지가 아니라 그 빗자루가 누구 손을 탄 것이었는지다. 옛이야기가 도깨비로 세운 것은 대개 그 집 사람이 오래 만지던 살림이었다. 간밤 꿈이 사납게 남았다면 그 사나움도 내 손이 오래 붙어 있던 데서 올라온 것으로 놓으면, 상대가 덜 낯설어진다.
살림 도구가 꿈에 나오는 결을 함께 보려면 칼 꿈 풀이를 곁들이면 된다. 칼 꿈은 자르고 다루는 축이고 이 글은 쓸어 모으는 축이라 묻는 것이 서로 다르다.

빗자루 꿈, 간밤 모습부터 하나씩 대 보자
아래는 두 개씩 마주 세워 두었다. 자기 꿈에 걸리는 데서 멈추면 된다.
늘 쓰던 그 빗자루였다면 내 손이 오래 붙어 있던 일을 건드린 꿈으로 읽으면 된다. 처음 보는 빗자루였다면 아직 내 몫이 되지 않았거나 이제 막 넘어온 일부터 보면 된다.
마당을 쓸고 있었다면 남이 보는 데를 매만지던 모습이니 평판이나 바깥일과 이어 읽어도 좋다. 방 안을 쓸고 있었다면 남은 보지 않는 데를 매만지던 모습이라 집안일이나 마음 편으로 놓으면 맞는다. 집 자체가 크게 남았다면 집 꿈 풀이를 함께 대 보시면 된다.
쓸어 낸 것이 눈에 또렷이 남았다면 지금 정리되고 있는 것이 실제로 있다는 표시로 받으면 된다. 쓸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다면 애쓴 만큼 티가 나지 않는 답답함이 그대로 옮겨 온 꿈으로 보면 된다.
벽이나 문간에 세워져 있기만 했다면 아직 손대지 않은 일이 대기 중이라는 뜻으로 읽어도 된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뉘어져 있었다면 하다가 놓아 둔 일 하나가 떠오른 꿈으로 받으면 된다.
솔이 닳아 몽당해져 있었다면 그동안 그 일에 손이 많이 갔다는 자국이다. 솔이 빳빳한 새것이었다면 아직 한 번도 안 써 본 방법이 손에 들어왔다는 편으로 읽으면 된다.
여럿이 함께 쓸고 있었다면 지금 그 일이 나 혼자 지고 있는 짐이 아니라는 표시로 받아도 된다. 혼자 넓은 데를 쓸고 있었다면 일의 크기보다 나눌 사람을 먼저 헤아려 보시면 된다.
무섭게 남은 꿈자리라면 물음을 하나 바꿔 보면 된다. 그 옛이야기가 사실이냐를 따지는 대신, 그 이야기가 무엇을 단속하려고 돌았느냐를 묻는 것이다. 사전이 붙여 둔 해설대로라면 부엌비 민담이 겨눈 데는 부엌에서의 습관 한 가지였다. 과녁이 거기면 이 해몽이 겁줄 몫도 그만큼 줄어든다.
빗자루 꿈 변형 셋 — 쓰는 꿈, 부러지는 꿈, 새것을 사는 꿈
빗자루로 마당을 쓰는 꿈
민간에 전해오는 해몽으로는 쓸어 내는 동작을 두고 나가는 것과 모이는 것을 함께 말한다. 대 볼 눈금은 동작보다 손이다. 내 손에 익은 빗자루로 내 마당을 쓸고 있었다면 정리하는 꿈으로 읽고, 남의 마당이거나 시키는 대로 쓸고 있었다면 지금 남의 일에 손이 많이 가 있다는 표시로 받아도 된다. 재물 쪽 물음이 크게 남았다면 그 축은 똥 꿈 해몽이 더 자세하다.
빗자루가 부러지는 꿈
도구가 부러지면 겁이 나기 쉽다. 다만 빗자루는 짚과 싸리를 묶어 만든 소모품이었다. 부러졌다는 것은 그 방법을 그만큼 오래 썼다는 표시로도 읽힌다. 지금 쓰던 방식 하나가 수명을 다했다는 알림으로 놓으면, 이 꿈이 시키는 일은 방법을 하나 바꿔 보는 데서 끝난다.
새 빗자루를 사는 꿈
새 연장이 손에 들어오는 꿈은 대체로 순하게 읽힌다. 길몽으로 잡는 풀이도 흔하다. 다만 손때가 이 소재의 축이라는 것을 여기서도 그대로 대 보면 결이 하나 더 보인다. 새것은 아직 내 손이 배지 않은 물건이다. 좋은 방법이 눈앞에 왔더라도 익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정도까지가, 이 꿈이 정직하게 말해 주는 범위다.

오늘 할 일로 하나만 남긴다면 이렇다. 지금 흩어져 있는 것 가운데 한 갈래만 골라 한자리에 쓸어 모으는 것. 책상 위 종이든 휴대폰 사진이든 미뤄 둔 메시지든 한 갈래면 된다. 다 치우는 일이 아니라 한 갈래만 모으는 일이라 오 분이면 끝난다. 그러고 나면 간밤 꿈에서 그 빗자루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대개 함께 떠오른다.
자주 묻는 것들
빗자루가 도깨비로 변하는 꿈을 꿨습니다.
놀라실 만합니다. 다만 그 상대의 옛 평판을 같이 알려 드리면, 사전은 도깨비를 두고 귀신처럼 악독하게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심술궂은 장난을 즐기고 꾀가 없다는 서술이 대부분이고, 빌린 돈을 갚을 줄 안다는 대목까지 실려 있습니다. 무서운 배역으로 나왔어도 옛이야기가 이 상대에게 매겨 둔 값은 그쯤이었습니다.
누가 빗자루로 저를 때리는 꿈이었습니다.
맞는 장면이 남았다면 빗자루보다 사람이 크게 남은 꿈입니다. 그럴 때는 싸우는 꿈 해몽을 함께 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이 글이 보는 데는 빗자루를 쥔 손이고 그쪽은 부딪친 상대라, 답이 나오는 자리가 다릅니다.
빗자루를 남에게 주는 꿈이었습니다.
살림 도구를 건네는 꿈은 하던 일을 넘기는 그림으로 받으셔도 됩니다. 받아 간 사람이 아는 얼굴이었다면 그편에 넘겨도 되겠다 싶은 일이 실제로 하나 있는지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빈손이 되는 꿈으로 세지 않으셔도 됩니다.
방비였는지 마당비였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가려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전이 갈라 둔 기준도 어디에 쓰느냐였습니다. 기억에 남은 것이 마당이면 마당으로, 방이면 방으로 읽으시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여기까지 읽고도 남는 물음이 있다면 대개 이 차례로 이어진다. 그 빗자루는 누구 손을 탄 것이었나, 어디를 쓸고 있었나, 쓸고 난 뒤에 무엇이 남았나. 셋을 차례로 대 보면 자기 꿈에 맞는 칸이 하나쯤은 걸린다. 그러고도 안 걸리면 오늘 답할 물음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전이 이 물건에 붙여 둔 첫 줄은 짧다. 먼지나 쓰레기를 쓸어내는 데에 쓰이는 청소도구.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