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꿈 해몽 — 그 감에 손이 닿았느냐를 먼저 본다
감은 가을 열매다. 팔월 끝자락이면 시장 좌판에 낯익은 빛깔이 올라온다. 낮에 눈에 담아 둔 물건은 밤 꿈에 한 번 더 나오기 마련이라, 이 철에 감 꿈을 꿨다는 말이 도는 것도 낯선 일은 아니다.
방향부터 말해 두면, 감 꿈은 길몽 쪽으로 읽히는 갈래가 두텁다. 열매가 넉넉히 달린 나무를 좋게 보는 읽기가 오래 전해오고, 태몽으로 새기는 옛 이야기도 길다. 그런데 이 해몽이 갈라지는 자리는 열매의 크기나 개수가 아니다. 다른 데 있다 — 간밤 그 감에 손이 닿았는가.
아래에서는 꿈속 장면을 넷으로 갈라 먼저 답한다.
목차
감 꿈, 장면별로 갈라 보면
감 태몽
감을 받아 들거나 앞섶에 담는 꿈을 아이 소식 쪽으로 새겨 온 태몽 갈래가 있다. 한 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리는 성질에 기댄 옛 풀이다. 이 열매를 길몽 쪽에 놓는 마음도 여기서 나온다. 다만 태몽인지는 꿈 한 편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 태몽을 가려내는 자리를 같이 보면 된다. 성별을 못 박는 갈래가 이 열매에 굳어 있지는 않다.
감 따는 꿈
손을 뻗어 실제로 딴 꿈이라면 이 해몽에서 순하게 읽히는 쪽에 든다. 마음만 가 있던 일에 몸이 따라간 꿈 그림이기 때문이다. 딴 것을 곁의 사람에게 건넨 꿈이라면 한 걸음 더 나간 자리로 읽는 풀이가 붙는다.
홍시 먹는 꿈
무르게 익은 것을 먹는 꿈은 기다린 것이 제 때를 만났다는 결로 읽는 편이라 길몽 쪽에 든다. 사전은 홍시를 「붉게 익은 것을 따서 따뜻한 곳에 두어 절로 홍숙시킨 것」으로 적었다. 따 온 뒤에 시간을 더 준 물건이니, 이 꿈자리에는 기다림이 이미 들어 있다.
곶감 꿈
곶감은 말린 뒤에야 생기는 물건이라 손이 여러 번 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올 일보다 이미 지나온 일에 얹어 읽는 편이 낫다.
감나무는 씨를 심어서는 감나무가 되지 않는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감나무」 항목(김성복, 1995)은 이 나무를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喬木)」으로 적고, 이어서 한 문장을 못 박아 둔다. 「감나무는 씨를 뿌려 묘목을 만들면 열매가 크게 퇴화하므로 반드시 접목으로 번식시킨다.」
씨를 심으면 우리가 아는 그 감이 안 열린다는 말이다. 같은 항목은 대목으로 「감나무의 공대(共臺) 또는 고욤나무가 쓰인다」고 적었고, 「고려시대인 1138년(인종 16)에 ‘고욤’에 대한 기록이 있고」라는 대목도 남겼다. 옛 기록에는 감보다 고욤이 먼저 올랐다.
나무가 나오는 꿈을 굵기나 높이로만 재게 되는 마음도 여기서 한 번 멈춘다. 사람 손이 한 번 붙어야 감이 됐다.

손과 그 감 사이가 어땠는지부터
이 해몽은 열매를 세는 대신 손을 본다. 간밤 꿈자리에 가까운 칸을 대 보면 된다. 꽃이 진 자리에 맺히는 것이 열매라 꽃이 나오는 꿈과도 결이 이어져 있다.
올려다보기만 한 꿈자리
열매를 눈으로 세던 꿈은 마음이 이미 그쪽에 가 있다는 표시로 읽는다. 손이 닿을 듯 말 듯 하던 꿈은 거리보다 아직 안 들어 올린 팔 쪽을 본다. 장대를 찾아다니던 꿈은 준비하는 단계로 읽고, 남이 따는 것을 보고만 있던 꿈은 부러움으로 몰지 않고 순서가 아직 안 왔다는 쪽에 놓는다.
손이 닿은 꿈자리
팔을 뻗어 딴 꿈은 걱정을 덜어 두어도 되는 자리다. 딴 것을 쥐고 서 있던 꿈은 얻은 뒤를 아직 안 정한 상태로, 남에게 건넨 꿈은 그 답이 이미 나온 상태로 읽는다. 소쿠리에 담아 온 꿈은 여러 개를 한꺼번에 거둔 꿈 그림이라 일의 매듭 쪽이다. 열매를 손에 넣는 꿈은 복숭아 꿈 해몽 쪽에도 갈라 두었다.
손을 안 댔는데 온 꿈자리
땅에 떨어져 있던 꿈은 때를 놓쳤다는 흉몽으로 굳히지 않는다. 떨어진 것도 주우면 그만이다. 떨어지는 것을 받은 꿈은 뜻밖의 몫으로 새기는 갈래가 있고, 얻어 온 꿈은 그 사람 쪽 일이 붙어 있는지 보게 한다. 그릇에 담겨 있던 꿈은 누가 옮겨 놓았는지가 안 나오니 판단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자리다.
전해오는 풀이
이 열매를 대체로 길한 쪽에 놓는 읽기가 전해온다. 다만 그 풀이가 어느 책에 적혀 있는지는 이 글이 확인하지 못했다.
지금 말로 옮기면
손이 닿았는가 — 마음이 이미 가 있던 일에 몸이 따라갔는지를 묻는 꿈이다. 결이 순한지도 거기서 갈린다.
떫은맛이 없어지는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
같은 사전의 「감」 항목(이성우, 1995)은 떫은맛의 정체를 적어 두었다. 「감의 떫은 맛 성분은 디오스피린이라는 탄닌성분이다.」 그 맛이 가시는 과정은 이렇게 썼다. 「감에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가 탄닌과 결합하여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이 되면 떫은 맛이 없어진다.」 떫은 것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그 자리에 남은 채 물에 녹지 않게 되면서 혀에서 내려간다.
같은 항목은 상태마다 이름도 따로 붙여 두었다. 「홍시(紅柹)는 붉게 익은 것을 따서 따뜻한 곳에 두어 절로 홍숙시킨 것, 건시(乾柹)는 곶감」이다. 여기서 정직하게 밝혀 둘 것이 있다. 두 항목 어디에도 감 꿈을 어떻게 보라는 대목은 없고, 널리 도는 「감 꿈은 재물」이라는 풀이의 출처도 이 글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사전에서 가져오는 것은 사실 하나뿐이다 — 한 열매인데 상태를 따라 이름이 갈린다는 것. 간밤 그 감이 어느 상태였는지가 이름을 정하고, 이름이 정해지면 읽을 결도 정해진다.
속담에도 이 나무가 나온다. 「감나무 밑에 누워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아무 노력도 않으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마음을 빗댄 말이다. 이 속담이 겨냥한 자리도 결국 손이라, 이 해몽과 결이 맞는다.

손을 뻗을 작정이 있어야 가까워 보인다
거리를 재는 눈이 손과 붙어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보인 심리학 연구가 있다. Witt·Proffitt·Epstein,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31(5), 2005, 880~888.
첫 실험에서 39cm 막대를 쥔 사람들은 같은 표적을 손가락만 쓸 때보다 가깝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말 대신 두 원의 간격을 맞춰 재게 했는데 같은 방향이 더 뚜렷했다. 그런데 세 번째 실험에서 그 차이가 사라졌다. 막대를 쥐고만 있고 표적에 닿을 일이 없는 조건으로 바꾸자 거리는 다시 멀찍이 잡혔다. 도구를 쥐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가까워지지 않았고, 닿을 작정이 있을 때만 가까워졌다.
실험실에서 몇십 센티미터를 두고 잰 결과이니 인생의 거리로 늘려 잡을 일은 아니다. 다만 간밤 꿈에서 올려다보고만 있었는지 팔을 들었는지가 왜 다른 꿈인지는 여기서 조금 설명이 된다.
감 꿈에서 짚어 둘 데는 딴 뒤에 있다
나쁜 결도 그대로 두겠다. 다만 이 열매에서 걸리는 데는 나무 위가 아니라 딴 다음이다. 감은 손에 들어와도 그냥은 입에 못 넣는 것이 섞여 있다. 곧장 먹으려다 얼굴을 찌푸린 꿈이 간밤에 있었다면, 겁줄 일로 읽지 말고 순서를 한 칸 더 두라는 표시로 읽으면 된다. 얻은 다음에 한 단계가 남은 일이 요즘 있는지만 떠올려 보면 그만이다.
감 꿈 해몽에 자주 묻는 것들
꿈에서 감을 먹은 것 같은데 맛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 해몽은 맛까지 묻지 않는다. 먼저 보는 자리가 손이라, 그 감이 어떻게 당신 손에 왔는지만 남아 있으면 읽을 수 있다.
새파란 감이 나왔습니다. 안 좋은 뜻인가요?
덜 익은 것을 흉몽 쪽으로 몰아 두는 갈래는 이 열매에 굳어 있지 않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표시로 읽는 편이 맞는다. 푸른 감은 두면 익고, 익히는 법도 따로 있다.
감나무만 크게 나오고 열매는 안 보였습니다.
그럴 때는 이 글의 기준이 안 걸린다. 손이 닿고 말고 할 대상이 꿈에 없어서다. 그런 꿈자리는 나무 쪽 해몽으로 옮겨 보는 편이 낫다.
감 꿈을 꾸고 새벽에 마음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걸리는 자리가 대개 비슷하다. 열매는 분명히 있었는데 못 땄다는 것이다.
그 마음은 손 쪽으로 돌려 세워 두면 좋겠다. 간밤 꿈속 그 나무 아래에서 아직 안 쓰이고 남아 있던 것은 당신 손이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도 거기서 나온다. 요즘 「저건 내 손이 안 닿지」 하고 접어 둔 일 가운데 실은 팔만 들면 되는 것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그 하나를 골라 오늘 안에 손을 뻗어 보면 된다. 전화 한 통이면 된다. 뻗어 보고 나면 그 거리는 다시 재어진다.
그리고 떫은 것 하나쯤은 그대로 두어도 된다. 사전이 적어 둔 대로, 떫은맛은 그 자리에 남은 채 물에 녹지 않게 되면서 혀에서 내려간다. 간밤 꿈자리에 걸린 것도 대개 그런 식으로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