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꿈, 그 국수는 무엇으로 만든 것이었을까 대표이미지

국수 꿈, 그 국수는 무엇으로 만든 것이었을까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이 남긴 책에 국수 이야기가 한 줄 있다. 나라 안에 밀이 적어 면 값이 대단히 비싸니, 큰 예를 갖추는 자리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고 했다. 국수 꿈 해몽을 찾다가 이 줄을 만나면 보던 방향이 한 번 돌아간다.

오늘 이 꿈자리를 찾으면 돌아오는 해몽은 대개 면의 길이에 걸려 있다. 가닥이 기니까 오래 산다는 풀이다. 그 축원이 전해오는 결에 실제로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저 옛 줄이 국수에 걸어 둔 조건은 길이가 아니었다. 값이었고, 그다음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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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꿈, 갈리는 데는 면의 길이가 아니다

길흉부터 놓고 가자. 이 꿈자리는 전해오는 해몽에서 사나운 축에 들지 않는다. 먹는 꿈이면 먹을 복이 붙는 길몽으로, 대접하는 꿈이면 사람이 붙는 조짐으로 읽었다. 겁을 얹을 데가 적다.

결이 갈리는 대목은 그다음에 있다. 옛 기록이 국수에 붙여 둔 것은 성질보다 였다. 아무 날에나 상에 오르던 물건이 아니었다는 뜻이고, 그 한 줄이 이 해몽의 방향을 옮겨 놓는다.

옛 기록이 국수에 걸어 둔 조건은 재료와 날이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수」 항목은 이 까닭을 풍토로 설명한다. 우리 땅은 밀의 산출이 적었으므로 국수가 잔치음식 또는 별미음식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재료 쪽은 더 또렷하다. 같은 항목이 『고사십이집』을 끌어와,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만든다고 적어 두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국수」 항목은 순서까지 붙였다. 전통시대 조리서를 분석해 보니 주재료가 메밀가루·밀가루·녹말가루 순이었다고 한다.

연대 하나는 밝혀 둔다. 같은 항목은 밀국수 요리가 일반화된 시점을 해방 뒤 수입 밀가루가 많아지면서로 잡는다. 저 기록 속 국수와 간밤 꿈의 국수는 재료부터 다를 수 있다. 이 글은 거기서 조건 하나만 가져오고, 재료까지 같다고 말하지 않는다.

국수가 잔치에 오른 첫 까닭은 형편에 있었다. 귀해서 아무 날에나 못 올렸고, 올리는 날은 따로 있었다.

축원도 기록에 있다. 「국수장국」 항목은 가닥이 길어 장수한다는 축원을 담아 길한 일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에게 대접한다고 적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그 뜻을 자리별로 나눠 두기까지 했다. 돌·생일·회갑에는 수명이 길기를 비는 장수의 뜻이, 혼례에는 인연이 길기를 비는 백년해로의 뜻이 붙는다. 다만 형편과 축원 중에 어느 것이 먼저인지 사전이 정해 준 것은 아니다. 이 글은 두 층을 층대로 두고 아래 눈금만 가져간다.

국수 꿈 해몽 국수 한 그릇
흰 대접에 담긴 면 한 그릇
이 꿈의 결 — 순한 쪽
국수 꿈은 먹을 복·인연·소식의 길몽으로 잡는 풀이가 많습니다. 겁이 남았다면 대개 면이 끊기거나 퍼진 꿈 때문인데, 옛 해몽은 거기까지도 흉으로 몰지 않았습니다. 대 보실 데는 면의 상태보다 그 국수가 어떤 날의 것이었나입니다.

국수 꿈, 간밤 장면을 열세 칸에 대 보면

아래는 날을 축으로 네 묶음에 나눴다. 간밤 꿈이 어디에 놓였는지만 고르시면 된다.

여느 날의 한 끼였던 쪽. 혼자 한 그릇 먹은 꿈은 하던 일에 손이 잘 나간다는 순한 조짐이다. 밖에서 사 먹은 꿈은 남의 손을 빌려 풀릴 일이 하나 있다는 뜻이다. 남은 것을 데워 먹은 꿈은 남겨 둔 일이 아직 내 몫이라는 표시다. 먹다 만 꿈은 배부른 쪽이라 모자람으로 세지 않는다.

날을 받아 차린 자리였던 쪽. 잔칫상에 오른 꿈은 옛 해몽이 크게 좋게 잡은 자리다. 경사가 붙는다는 결이다. 여럿이 둘러앉아 먹은 꿈은 사람에게서 도움이 온다는 길조다. 남에게 말아 준 꿈은 내 몫이 준다고 세지 않고 인복이 쌓이는 길몽으로 봤다. 남이 말아 준 꿈은 그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뜻이다.

아직 상에 오르기 전이었던 쪽. 반죽을 밀거나 면을 뽑던 꿈은 채비가 한창이라 결과를 안 묻는 대목이다. 솥에 삶던 꿈은 아직 불 위에 있다는 뜻이라 흉조가 붙지 않는다. 삶아 건져 놓기만 한 꿈은 다 됐는데 안 내놓은 것이 있다는 표시다.

차린 자리가 흐트러진 쪽. 면이 끊어진 꿈은 겁이 남지만 옛 해몽은 이어 가던 방식이 바뀔 때로 읽었다. 불어서 퍼진 꿈은 때를 조금 놓쳤다는 정도다. 간밤 꿈이 네 묶음 어디에도 안 걸릴 수 있다. 그럴 때는 그날이 여느 날이었는지 받아 둔 날이었는지, 그 하나만 정해 두시면 된다.

국수 먹는 꿈

이 갈래는 결이 순한 편이다. 먹는 꿈은 들어올 것이 내 앞까지 왔다는 길몽으로 잡는다. 한 겹 더 볼 데가 있다면 국물이다. 국물째 떠먹은 꿈은 받는 몫이 넉넉하다고, 면만 건져 먹은 꿈은 아직 안 들어온 몫이 하나 있다고 나눠 읽는다.

국수 삶는 꿈

이미 손을 대고 있는 꿈이라 흉조가 붙을 데가 적다. 삶는 일은 시간을 재야 하는 대목이라, 붙들고 있는 일의 가 걸릴 때 나오기 쉽다. 설익거나 넘친 꿈이면 일보다 속도를 물어 온 밤으로 보시면 된다.

국수가 끊어지는 꿈

끊긴 장면은 뒷맛이 오래 남는다. 길수록 좋다고 배워 온 터라 곧장 흉몽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대로 우리 국수의 첫 재료로 적힌 것은 메밀이고, 잔치에 오른 까닭도 길이에서 나오지 않았다. 인연이 끊긴다는 말까지 이 꿈에 끌어올 근거는 얇다.

남에게 국수를 대접하는 꿈

기록에 가장 가까이 붙는 갈래다. 「국수장국」 항목이 적어 둔 대로 국수는 길한 일에 여러 사람에게 돌리던 음식이다. 그러니 대접하는 꿈은 그 자리에 사람이 모였다는 길몽으로 잡는다. 누구에게 돌렸는지는 몰라도 된다. 무게가 실린 데는 상대보다 상이 차려졌다는 사실 하나다.

국수 꿈을 요즘 마음 쪽으로 옮겨 보면

국수는 지금 값싸고 빠른 끼니 축에 든다. 그래서 꿈에 나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런데 잠은 흔한 물건을 아무렇게나 고르지 않는다. 자주 지나치던 것이 밤에 모양을 얻는다.

이 꿈에서 조심스레 볼 데가 있다면 흔해진 자리다. 요즘 지나치는 것 가운데 예전 같으면 날을 받아 했을 일이 하나 있는지 보라는 정도다. 축하할 일을 문자 한 줄로 갈음했거나, 인사를 나중에 몰아 하려고 접어 두었거나. 떠오르는 데가 있으면 이 꿈이 무엇을 두드렸는지도 같이 잡힌다.

오늘 안에 해 볼 만한 일이 하나 있다. 아껴 두느라 안 쓰는 것 하나를 꺼내 저녁 상에 올려 보는 것이다. 좋은 날 쓰려고 넣어 둔 그릇이든, 철이 두 번 바뀌도록 둔 상자든 상관없다. 큰 날을 만들라는 말은 아니다. 아껴 두던 것을 한 번 써 보면 그것을 왜 아껴 뒀는지가 그제야 또렷해진다.

국수 꿈 해몽 놋그릇 한 개와 수저 한 벌
놋그릇 한 개와 수저 한 벌

앞에 나온 그 사신이 상을 받고 적어 둔 줄이 하나 더 있다. 열 가지가 넘는 음식이 올랐는데 그중 국수 맛이 으뜸이었다고 했다. 흔해지기 전에 국수가 받던 대접이 그랬다. 간밤 꿈에 담겼던 것도 원래 그런 자리에 있던 물건이다.

결이 비슷한 꿈자리로는 떡 꿈밥 먹는 꿈이 가깝고, 재료가 걸리면 쌀 꿈, 잔치가 걸리면 결혼하는 꿈이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것들

국수 꿈을 꾸면 결혼 소식이 있다는 말이 맞나요?

그 말의 뿌리는 살림 쪽에 있습니다. 사전은 민간에서 “국수를 언제 먹여줄래?”가 결혼을 언제 하느냐는 물음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혼례상에 국수가 빠지지 않아 생긴 말이니, 꿈에서 날짜를 읽기보다 축하할 자리가 가까이 있는지로 대 보시면 됩니다.

국수가 불어 있거나 퍼져 있었으면 나쁜 꿈인가요?

흉몽으로 못 박을 자리는 아닙니다. 퍼졌다는 것은 못 먹게 된 것과 다르고, 옛 해몽도 이 꿈을 때를 조금 놓친 쪽으로만 봤습니다. 걸리는 일이 있다면 방향보다 시기를 보시라는 정도로 읽으시면 됩니다.

라면이나 파스타 꿈도 국수 꿈으로 봐야 하나요?

같은 갈래로 보셔도 됩니다. 다만 위 기록이 다루는 것은 메밀로 뽑던 시절의 국수라, 오늘 그릇에 담기는 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기록이 멀어진 만큼 해몽의 세기도 눅여 드립니다. 무엇으로 만든 면이었는지보다 혼자 먹던 꿈이었는지 여럿이 앉은 상이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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